[인터뷰] 여진구, '왕남'→'델루나'로 완성.."연기 대한 확신, '괴물'로 확인"(종합)

고재완 2021. 4. 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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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여진구. 사진=제이너스ENT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여진구가 '괴물'급 저력으로 또 하나의 '인생작'을 완성했다.

여진구는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에서 한주원 역을 맡아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집어삼켰다. 여진구에게 '괴물'은 또 하나의 인생 작품이자, '한주원'은 새로운 인생 캐릭터로 남았다.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만양이란 낯선 공간에 스스로를 내던진 이방인 한주원의 시선에는 의심과 경계가 끊이지 않았고, 파트너 이동식으로 인한 혼란과 고뇌가 뒤엉키다가도, 실체 없는 괴물들을 향한 분노와 광기가 스치기도 했다. 극단의 감정을 세밀하고 밀도 높게 그려낸 여진구의 연기는 매 순간 빛을 발했다. 특히 야누스적 매력에 더해진 폭발과 절제를 넘나드는 열연은 한주원에게 더욱 빠져들게 만들었다.

배우 여진구. 사진=제이너스ENT

여진구는 12일 '괴물' 종영 화상인터뷰에서 "'화이' 이후에 묵직한 스토리로 오랜만에 인사를 드렸다. 그러다보니 열심히 준비하게 되더라"며 "사실 '왕이된 남자' 전에 매너리즘에 빠져있지 않나했다. 그 전에는 많은 칭찬받고 관심을 받다보니 그 전과는 연기라는게 다른 느낌이었다. 칭찬도 계속 받고 싶고 관심도 가져주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급격한 심경변화에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털어놨다.

"내 연기를 볼때 잘 되가는지도 잘 모르겠더라. 그러다보니 '화이' 이후에는 적으면서 정리해서 연기를 했다. 그때는 또 나 스스로 틀에 가두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연기가 점점 어려워졌었다. '왕이된 남자'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과 스태프분들이 도움을 많이 줬었다. 그전에도 도움을 많이 받아도 제대로 내 것으로 바꾸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이 작품을 좀 알게됐다."

또 그는 "그 전에는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연기하는 편이었는데 그때는 내가 물음표를 가져와서 맞는 것을 해야 촬영이 진행됐다. '내가 확신을 가져야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왕이된 남자'로 처음해보고 '호텔델루나'로 발전시켜나갔다. 그리고 그 것에 대한 어떤 확신을 한 작품이 '괴물'이었다. 그래서 '괴물'을 잘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배우 여진구. 사진=제이너스ENT

'괴물'에선 신하균과의 시너지도 대단했다. 한주원과 이동식(신하균)은 서로를 의심하고 도발하는 치열한 신경전으로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쳐나갔다. 서로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깨달은 이후에는 괴물 같은 공조로 심박수를 무한 상승시켰다. 이들은 탄탄한 서사와 특별한 관계 속에 마지막까지 뜨거운 진실 추적을 이어가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여진구는 신하균과의 케미에 대해 "실제로는 농담도 많이 해주고 웃음도 많이 주신다. 굉장히 귀여우시더라. 외형적인 모습으로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게 아니라 주변에 있다보면 왠지 모르게 귀여운 부분도 보이고 멋있는 모습도 보였다"며 "선배님만의 유머가 있어 재미있게 촬영했고 작품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하고 감정교류도 편하게 했다"고 웃었다.

"(신하균은) 한주원의 연기 톤을 정하는데도 큰 도움을 주셨다. 1초도 이동식이 아닌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몰입할 때 큰 도움이 됐다.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좋았다. 이번에 워낙 서로 날선 감정이라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서로 인생에 중요한 2명으로 호흡을 맞추게 돼서 다음에는 선배님과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게 개인적인 소망이다.(웃음)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보다는 나를 배우로서 인정을 해주시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가 준비해온 한주원이라는 인물을 배우들이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렸다. 그러다보니 현실서있는 호흡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주원은 그동안 여진구가 했던 것과 다른 강렬한 캐릭터였다. "심리적 압박에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몰입하는게 답이었다. 내 입장에서는 몰입을 하면 할수록 나와 구별하기가 수월해지더라. 몰입을 하면 할수록 역할과 내가 분리가 되는 기분이었다. 얼마만큼 더 이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빠져들어 있느냐에 따라 역할과 나의 사이를 마음대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부분이 재미있었다."

배우 여진구. 사진=제이너스ENT

또 한 작품을 끝낸 여진구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여행이다. 물론 차기작도 검토하고 있고 집에서는 허브를 키우고 있다. 피아노 기타도 다시 배울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tvN 캠핑예능 '바퀴달린집2'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임시완이 투입됐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과 겹치는 바람에 참여하지 못했다. '괴물'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때라 죄송스러운 부분도 있다. '바퀴달린집' 선배님들이 이해해주셔서 감사드렸다."

또 그는 "팬들이 '멜로 여진구'를 원한다"는 질문에 "차기작에 대해 읽어보고 있는데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을 정해두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다양한 관계자들이 불러주셔서 다양하게 읽어보고 있다. 팬들이 원하신다면 나도 '멜로 여진구'하고 싶다"고 웃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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