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10만원 첫날..실내 마스크 착용 놓고 곳곳서 혼선

12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미착용시 점주 150만원 과태료

오늘부터 모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 시행 12일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해서는 과태료 10만원, 운영자의 운영·관리 소홀에 대해서는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2021.4.12.한주형기자

"음식 먹을 때 말고선 마스크 쓰세요."

12일부터 실내 공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가운데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마스크를 벗으려는 손님과 이를 감시하는 점주들의 기싸움이 이어졌다.

손님이 마스크를 쓰지 않다가 적발되면 점주는 150만원, 미착용자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애가 타는 건 점주들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인지 못한 손님도 많을 뿐더러 답답하다며 의도적으로 마스크를 벗는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기존 방식과 달라질 것이 없다면서도,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번거로움을 호소했다.

서울시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아침에 시장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연락을 받았고, 점심 장사를 하는데 마스크를 벗는 손님들 때문에 단속하느라 혼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됐는지 조차 잘 알지 못했고, 간혹 답답함을 호소하며 막무가내로 마스크를 벗는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문객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업주도 많았다.

성북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인건비를 줄이려 아르바이트 없이 혼자 카페를 운영하는데 손님이 많으면 커피제조에 서빙, QR코드까지 관리할 틈이 없다"며 "음식을 먹은 뒤 마스크 없이 대화하는 손님까지 일일이 관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직장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시 중구에서 회사를 다니는 방모씨는 "오늘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다 마스크를 써라는 식당 종업원의 주의를 받았다"며 "사실 오늘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종로구에 직장을 다니는 황모씨의 경우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알고 있었으나 습관적으로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다 주의를 받았다. 음식을 먹 때 빼고 착용하는 건 큰 문제가 없지만 무의식적으로 벗고 있다 과태료를 내면 조금 억울 할 것 같다"고 했다.

오늘부터 모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 시행 12일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해서는 과태료 10만원, 운영자의 운영·관리 소홀에 대해서는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2021.4.12.한주형기자

특히 직장인들은 업무 효율성 저하를 우려하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인천의 직장인 김모씨는 "외출 중 마스크 착용은 습관이 돼서 상관없다"면서도 "내근 업무 중에 답답하면 무의식적으로 자꾸 마스크를 벗게 돼 눈치가 보일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씨는 "업무상 전화를 할 때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의사 전달이 명확하지 않아 자연스레 '턱스크'를 하게 된다"며 "현실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완벽히 지키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임박했다는 우려 속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 앉아 있던 손님 4명은 모두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상태였다. 커피를 마실 때만 잠깐씩 마스크를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등 실내 착용에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연일 확진자가 늘어나는 만큼 직장에서도 이번 조치를 계기로 경각심을 높이는 분위기다.

직장인 황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안내 문자를 오늘 총무팀에서 받았다"며 "회사에서는 밀접접촉자 1명만 나와도 모든 사람이 업무에 차질이 생기니 마스크를 철저히 쓰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단속은 이뤄지지 않아 과태료 부과가 실효성이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당 관계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지침이 내려 온 후 인근에 단 한번도 단속이 나온 적 없다. 이를 알고 주변 식당은 5명 이상을 받아 주고 10시 넘어서 영업을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번 조치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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