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재선 '130석' 불 붙인 '쇄신 동력'..윤호중·박완주 '내가 적임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에 이어 재선 의원들까지 ‘쇄신’ 목소리를 높이면서 당 원내대표 후보들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초·재선 의원 규모가 13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들 행보에 후보들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윤호중·박완주 후보는 저마다 쇄신의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사실상 윤 후보는 ‘대안 있는’ 쇄신을, 박 후보는 ‘성역 없는’ 쇄신을 앞세웠다.
민주당 재선의원 30여명은 12일 아침 서울 여의도 인근 한 호텔에서 4·7 선거 패배 후 첫 회동을 하고 공동 입장문을 낸다. 장관직을 수행하는 일부 의원과 오래 전부터 지역 행사를 예정했던 의원 등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재선의원은 모두 49명이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의 문제 의식에 동의하고 힘을 실어주겠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서 초선의원들은 이달 9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어느새 민주당은 ‘기득권 정당’이 돼 있었다”며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현장을 도외시한 채 일방적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정했고 민생과 개혁 모든 면에서 청사진과 로드맵을 치밀하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향후 쇄신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방향도 정했다. 열성 지지층에 가로막혀 당내 다양한 의견이 소멸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 선출 과정이 쇄신 동력 약화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전당대회가 멀리 있고 원내대표도 3명(불출마 선언 의원 포함) 나왔는데 국민들이 보시기에 ‘아’ 라고 할 사람이 있겠나”라며 “조금 함량이 미달이지 않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 나와 켐페인을 열심히 하면 되면 좋다”며 “안 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위해 열심히 하게 되면 그 자체로 참신해 보이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더민초는 세력화 움직임을 보인다. 더민초는 이날 2차 회의에서 더민초 모임을 정례화하고 10명 규모의 간사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전당대회에서도 초선의원들이 출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같은 초재선 의원들의 행보는 당장 4일 앞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재선의원(49명)과 초선의원(81명) 수를 합치면 모두 130명에 달한다. 원내대표는 현역 의원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윤호중·박완주 후보는 자신의 특장점을 앞세운 쇄신 방안으로 표심에 호소한다. 윤호중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입후보 후 기자회견을 열고 “반성과 개혁의 시간”이라며 “재보궐 선거를 만든 책임이 있는 민주당에 국민께서 명확히 책임을 물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집값 상승을 언급하며 ‘강력한 당청정 협력체계’로 대안 있는 쇄신을 강조했다. 비교적 당의 주류로 꼽히는 윤 의원이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우는 전략이다.
윤 의원은 “국회가 정책 결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회주의자”라며 “당정협의를 제도화해서 강력한 당정청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주 의원은 변화와 혁신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변화와 혁신의 요구는 국민들로부터 시작했고 당내에서도 이미 활발한 토론이 시작됐다”며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낸다면 모두가 필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선거 기간 민주당을 괴롭혔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을 의식한 듯 “내로남불은 민주당스러움을 결정적으로 잃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 시 후보를 내지 않도록 하는 당헌·당규 재개정, 국회의원 개개인의 소신 있는 목소리 보호 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재선 모임에도 참석해 “이대로 가면 정말 모두 내년에는 죽는다는 것에는 동의할 것”이라며 “혁신에는 성역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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