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兆 합의금 떠안는 SK이노베이션, 재무부담 커진다
재무지표 악화에 합의금 2조원 부담
자산 매각해 현금 확보로 급한 불 끌 듯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전지사업부문)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이차전지) 소송전이 2년 만에 막을 내렸지만 SK이노베이션은 재무 부담 우려가 커졌다. 석유사업 등이 부진한 상황에서 배터리 관련 투자에 합의금 2조원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美사업 계획 ‘파란불’…재무지표엔 ‘빨간불’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은 12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을 포함해 국내외 진행하는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 동안 관련된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 대가로 SK이노베이션이 합의금 2조원을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금 1조원을 올해와 내년, 2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고 나머지 1조원의 경우 2023년부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판매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매년 로열티로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ITC의 미국 내 10년 수입 금지 명령 조치가 취소되고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예정대로 가동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9.8GWh 규모의 배터리 제1 공장을 완공해 시험 가동하고 있으며 2023년 초 가동을 목표로 11.7GWh 규모의 제2 공장을 짓고 있다.
버는 돈에 비해 대규모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배터리와 배터리 분리막 공장 신·증설에 4조7822억원을 투입했고 2조9135억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사업 중심으로 세계 주요 거점에 대한 추가 투자도 예정돼 있다.
그사이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연결 기준 9조8404억원으로 4년 전인 2016년 9013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78.0%에서 149.0%로, 차입금 의존도는 20.2%에서 38.3%로 각각 높아졌다. 그만큼 재무지표가 나빠졌다는 얘기다.
현금 확보 나선 SK이노
이미 SK이노베이션은 현금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계열 기업가치 제고와 성장재원 확보를 위해 SKIET(아이이테크놀로지) 보유 지분 90% 가운데 1조원가량에 해당하는 지분 28.8%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페루 광구와 SK루브리컨츠 지분 최대 49% 매각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도 2조원에 상당하는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금 지급 규모가 1조원이고 SKIET 지분 매각과 페루 광구 매각 등으로 현금이 유입되면 합의금에 대한 재무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재원 마련한 LG엔솔
이와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2조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데 따라 배터리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세계적으로 주요 업체는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시장의 거점인 폴란드 공장의 생산능력을 지난해 70GWh까지 늘린 데 이어 10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에도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독자 생산능력 70GWh 이상을 갖추고 GM과의 합작법인에서의 2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에서 GM, 테슬라 등 전기차 수주 상당수를 이미 확보한 상태로 앞으로 추가 투자와 미국 공장의 가동률 상승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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