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낚시는 스마트폰이 대신 해준다..'세월 낚는' 낚시는 옛말

[경향신문]

한 낚시객이 복어를 잡아 올리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낚시는 ‘기다림’과 ‘관찰’의 연속이다. 보이지 않는 물속의 물고기가 올 때까지 끊임없이 기다려야하고, 또 고기가 와서 입질을 하는지 뚫어지고 지켜봐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길고 지루한 일을 스마트폰 등이 대신해주는 시대가 왔다.

12일 특허청에 따르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낚시대와 낚시줄의 움직임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분석·감지, 물고기가 입질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낚시 장치가 특허등록을 마쳤다.

또 해가 지면 스마트폰을 통해 찌의 전원을 켜고, 해가 뜨면 전원을 끄는 것은 물론 물고기의 입질이 오면 스마트폰 신호로 알려주는 특허도 등록이 완료됐다.

몇 해 전 가수 김건모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드론을 이용해 낚시를 하는 모습이 방영돼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최근 특허청에는 공중에 뜨는 드론이 아니라 수중에서 움직이는 드론을 이용한 낚시기술이 특허등록을 받았다. 이 기술은 낚시를 하는 사람이 수중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영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대상 어종을 선택해 잡고, 고기를 낚아채는 과정을 인공지능(AI)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자동으로 낚시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경향신문 자료사진

또 물고기가 낚싯줄을 물고 잡아당기면 자동적으로 낚싯대를 들어올린 뒤 버티게 함으로써 초보자도 쉽게 낚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낚싯대 받침대는 실용신안등록을 받았다.

최근 낚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낚시 관련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낚시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는 여가시간의 증가, 낚시 예능 프로그램의 등장,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비대면 활동의 증가 등으로 분석된다.

특허청의 집계 결과, 낚시용품 관련 특허출원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200건 미만에서 2020년에는 382건으로 증가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출원된 낚시 관련 특허출원 동향 중에서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낚싯대를 자동으로 낚아채거나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 스마트폰을 통해 물고기의 입질을 감지하는 장치 등 ‘자동·지능형 낚시용품’과 관련된 것이 무려 102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바쁜 현대인들이 빠르고 간편하게 낚시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