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의 호소 "국민 이해할 수 있는 공시지가 만들어달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공시지가 만들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올라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글을 작성한 네티즌은 현재 우리나라에 공시지가가 과도하게 인상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사·평가하여 공시한 토지의 단위면적(㎡)당 가격이다.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가정보체계를 세우기 위해 '부동산 가격 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정하여 측정된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과도하게 인상된 공시지가를 인하하여 주십시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지난달 17일 게재됐다. 해당 청원글은 오는 16일 마감을 앞두고 있으며, 이날 오전 9시 기준 2만 857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청원인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기 시작하였고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결국 다 실패하여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더욱더 불타오르게 하였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러한 부동산 폭등시장을 바라보며 정부는 항상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비정상적이라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런데 공시지가는 정부에서 매번 비정상이라고 외치던 부동산 가격에 맞추어 인상을 하였고 그 결과 역대급의 공시지가 인상이 이루어졌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이라면 정부에서 생각하는 정상의 가격에 맞추어 공시지가를 정하는게 맞는 방법이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으며, "또한 이러한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해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까지 세금폭탄을 맞게 되었는데 정부에서는 90%이상의 사람은 세금감면 대상이니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을 합니다"라고 현 정부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답변은 10% 정도의 세금폭탄을 맞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이야기이고 결국은 세금으로 인한 '편가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라며 "이렇게 부작용만 있는 공시지가의 상승은 조속히 수정되어 국민100%가 이해할 수 있는 공시지가로 만들어 주십시요"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천정부지 치솟는 아파트값에 우울과 절망을 토로하는 젊은이의 청원 글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자신을 20대 후반 청년이라고 소개한 이 청원인은 "요즘 불안한 미래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며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안락한 집과 행복한 가정은 '꿈'이 되었다"라고 한탄했다. 그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내집 마련'을 위해 오늘도 불안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청원인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실망감도 내비치며, "'촛불정부'를 표방하고, 집권 초기부터 부동산 안정화를 호언장담했고 오랫동안 쌓인 폐단을 끊겠다고 외치며 전방위적인 개혁을 약속한 이번 정부만큼은 다를 줄 알았다"라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를 향한 국민의 믿음은 얼마 안 가 산산조각 났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와 대통령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반대 곡선을 그리며 끝을 모르고 우상향했다"라고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제 가족도 집값을 안정화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말을 믿고 '내집마련'을 미뤘는데, 제 가족은 어느 순간 벼락 거지가 됐다"라며 "그것이 곧 불행의 시작이었다"고 푸념했다. 이어 "그 한번의 선택이 부모님 노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며 "정부의 말을 믿은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극소수의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대한민국 청년의 꿈과 미래와 희망은 처참히 짓밟혔다"라며 "이로 인해서 현재 대한민국 청년들은 꿈이 아닌 돈을 좇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정부와 여당은 현재 주식·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결혼을 미루는 2030을 욕하지 마시라"며 "국민의 마음을 돌리는 길은 진심 어린 사죄와 책임 있는 행동밖에 없다. 거짓과 위선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하지 마시라"고 거듭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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