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성소수자' 인권 교육은?
학교는 성소수자 인권 보호의 중요한 역할 담당
성소수자 인권 교육은 교사로부터 시작
요즘은 한국에서도 성소수자 관한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지고 평범하게 살아가기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인의 성소수자에 대한 인지도는 최근에 많이 높아졌지만, 다양한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인식의 변화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1944년까지 동성연애를 범죄로 규정하고 1979년까지 동성연애를 정신병으로 인식하는 문구가 법률에 명시되어 있었다. 2006년에 이르러서야 학교 내에서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성으로 인해 차별당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보았을 때 스웨덴 역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과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 기관은 인권 교육의 현장
스웨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 교육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된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에는 학교의 역할과 교육의 이념에 대한 공통적인 분모가 있다. 그중 다양한 성 정체성을 인정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차별을 예방하는 체계적인 교육 활동과 방식을 교육 현장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스웨덴의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인권 교육을 살펴보면 어떤 특별함이 아닌 평범한 방식으로 적용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둘째, 모든 가족들이 환영받으며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다. 셋째, 교사와 가정 간의 협력과 대화를 통해 차별이나 모욕적인 일들이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방지한다.
문학 도서를 통한 일상에서의 인권 교육
시립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에서는 성소수자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주제로 하는 도서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도서는 무지개 도서로 분류되어 아동과 청소년 문학에서 점차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치원에서 동화책 읽어주기 시간에 무지개 도서를 이용하여 인권 교육을 하는 경우도 많다. 초중고등학교에서도 무지개 도서는 추천 도서로 많이 소개된다.
스웨덴의 동화 작가를 대표하는 피아 린덴바움(Pia Lindenbaum)의 <Lill Zlatan och morbror raring>이라는 인기 동화책이 있다. 제목은 번역하자면 '작은 즐라탄과 사랑스러운 외삼촌'이라는 뜻이다.
이 동화책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 '엘라'와 성소수자인 외삼촌 '토미'가 등장한다.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엘라는 미니 즐라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책 속에서 엘라의 성별을 알 수 있는 부분은 엘라(여자 아이 이름)라는 본명이 단 한번 사용될 때뿐이다.
작가는 외삼촌의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조카의 '흔한' 삼촌 사랑에 대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책 속에 그려낸다. 그러나 다양한 성역할과 성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들을 등장시키면서 무거운 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담아내었다.
◆피아 린덴바움(Pia Lindenbaum)의 <작은 즐라탄과 사랑스러운 외삼촌(Lill Zlatan och morbror raring)>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스웨덴의 학교 교육은 전통적인 성역할로 인해 개인의 자유와 능력 발휘가 침해되는 것을 교육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맞설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교사들은 다양한 성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는 학생과 가족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중요한 가치관을 교육에 접목하고 실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이 법적이나 사회적으로 번번이 침해되어 왔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작은 사회인 교육 기관에서 성 정체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차별을 금지하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여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스웨덴 스톡홀름 = 신미성 글로벌 리포터 misung.shin@gmail.com
■ 필자 소개
스톡홀름 코뮨 초중학교 사서 교사, 방과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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