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등학생들이 '대학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이유는?

이중등록제도로 고등학생이자 대학생 동시 인정

대학 전공 미리 탐색, 학비 절감 장점 

고등학교 학업에 방해된다는 우려도

미국에는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동시에 대학 강의를 수강하고 대학 학점도 미리 취득할 수 있게 허용하는 이중등록(Dual Enrollment) 프로그램이 있다. 

1990년대 중반에 도입된 이중등록 프로그램은 처음엔 일부 우등생들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점차 대상을 확대해 2020년에는 약 200만 명의 고등학생이 이중등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약 43% 증가한 수치다. (커뮤니티 칼리지 연구센터CCRC 통계)

이중등록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은 주마다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16세 이상, 성적 2.5 이상, 보호자와 진로 지도 교사의 허가가 요구된다.

선발된 학생들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 고등학교 정규 수업을 마치고 방과 후에 대학 강의를 수강한다. 강의는 각 지역의 2년제 공립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주로 진행되나 고등학교나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고등학생들이 이중등록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 학비 절감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대학에서 한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 드는 평균 비용은 약 559달러(약 60만 원)이지만 이중등록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무료나 저가로 학점을 취득할 수 있으므로 학사 학위 비용을 최대 절반까지 절약할 수 있다.

대학 환경을 미리 체험해 보고 전공을 탐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제와 시험 수준을 미리 경험함으로써 대학 진학 후 적응이 쉬우며 전공을 바꾸는 가능성 또한 줄어든다. 

그러나 이중등록 프로그램에 선발된 모든 학생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성적을 받더라도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이중 학점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낮은 성적을 받아도 이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으므로 오히려 대학 진학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일반 고등학생보다 2배 이상 많은 학습량이 요구되므로 고등학교 정규 수업이나 비교과 활동(extracurricular)에 방해가 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처럼 여러 요인이 이중 학점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므로 선택 전 학생 본인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우선순위 결정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 조지아 = 김하은 글로벌 리포터 haekim@valdosta.edu 

■ 필자 소개

Valdosta State University International Business 전공

桜美林大学 교환학생

서울여자대학교 일어 일문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