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선거, 윤호중·박완주 압축..당권파 대 쇄신파

정진형 2021. 4. 12. 15: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호중 "네 번째 민주정부..이기는 민주당 만들 것"
박완주 "혁신 골든타임..변화로 민주당 가치 복원"
친문 대 GT계.."당정청 강력 협력" vs "당이 주도권"
SK계 안규백, 친문 김경협 속속 불출마..尹 단일화
초재선 130명 표심은..'친문 복귀' 對 '쇄신' 구도
[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호중, 박완주 의원

[서울=뉴시스]정진형 이창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사령탑 대진표가 12일 윤호중·박완주 의원의 '2파전'으로 확정됐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는 가운데 각각 친문 당권파와 비주류 쇄신파 대표주자가 외나무다리에서 격돌하게 돼, 의원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4선 윤호중 의원(경기 구리)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변화된 민주당의 모습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반드시 네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내겠다"며 "당을 혁신해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원내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윤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 친문으로, 이해찬 지도부에서 21대 총선 공천 작업을 주도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선 김태년 전 원내대표에게 양보하고 출마하지 않았다.

3선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도 출마 회견을 갖고 "변화와 혁신에도 골든타이밍이 있다. 혁신에는 성역이 없다"며 "이제 변화와 혁신으로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가치를 복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86그룹이자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계보인 박 의원은 민평련에서 활동하고 '더좋은미래' 대표를 맡은 바 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우상호 전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photo@newsis.com

양측은 출마 일성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윤 의원은 재보선 참패 원인과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리를 막지 못하고 집값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도 우리의 부족함"이라고 짚었다. 이후 ▲코로나19와 경제위기 극복 ▲LH 사태 등 부패 척결 ▲당정청 협력체계 구축 등 원내대표로서 공약에 힘을 실었다.

재보선 참패 이유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꼽는 당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이미 1년 반 전에 있던 일이라 개인적 평가는 하지 않겠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박 의원은 "중진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떠나는 민심의 경고에 침묵했다"고 자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성비위 내로남불과 2차 가해 ▲부동산 부정부패 위선 ▲공정 훼손에 따른 청년층의 냉소 ▲당정청·당내협의 부실화 등의 문제를 조목조목 열거했다. 앞서 열린 재선 모임에 참석해선 "이대로 가면 정말 내년에 죽는다는 것에 (다들) 동의할 것"이라며 "혁신에는 성역이 없다"고 쇄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이 강성 지지층에 좌우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분들의 주장도 존중하지만 그 주장이 국회의원들뿐 아니라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위압적이고 고압적인 분위기로 만드는 게 정상적 정당은 아니다"라며 "이제는 이것에 대해 말해야 하고, 초선들의 자유로운 토론을 방해하는 데 대해 중진으로서 함께 대처하고 고민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정청 관계와 관련해선 윤 의원은 "당정협의를 제도화해 강력한 당정청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면서 '협력'을 강조한 반면, 박 의원은 "청와대는 민심의 목소리가 반영된 당의 목소리를 더 귀기울여야 한다. 당 주도의 실질적 당정청 관계를 정립하겠다"면서 당의 주도권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2. photo@newsis.com

윤 의원과 박 의원이 양자대결을 벌이게 됨에 따라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친문 당권파 대 비주류 쇄신파'의 구도가 됐다. 이는 앞서 원내대표 후보군이었던 주자들이 대거 출마를 접으면서 보다 선명해졌다.

4선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변화는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을 설득하고 당원동지를 설득할 수 있다. 저부터 시작하겠다"며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윤 의원과는 1988년부터 (민주당에서) 같이 일했다. 형·동생하던 사이인데 같이 경쟁하는 건 모양이 좀 그렇다"며 "윤 의원에게 '네가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는 SK계(정세균)가 사실상 당 주류인 친문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전 대표가 재보선 참패로 재기불능의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조만간 민주당에 복귀하는 정세균 국무총리로선 차기 대권구도를 위해 친문과의 연합이 필요한 탓이다.

마찬가지로 친문 3선 김경협(경기 부천갑) 의원도 지난 주말 불출마하며 윤 의원을 지지해 속전속결로 친문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상황이다. 그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무부총장을 맡으며 윤 의원과 손발을 맞췄던 것을 거론하며 "이번에 누가 더 적합할지 좀 고려해서 단일화 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4.7 재보선참패후 더불어민주당의 쇄신 진로를 위한 재선의원간담회에서 좌장 역할을 맡은 김철민 의원의 발언을 참석 의원들이 경청하고 있다. 2021.04.12. photo@newsis.com

결국 관건은 캐스팅보트를 쥔 초재선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초선 81명과 재선 49명을 더하면 130명으로 민주당 전체 의원의 74%에 달한다. 이중 친문 선명성이 강한 의원들을 제외한 초재선 의원들은 최근 연일 모이며 당 쇄신 방향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

21대 총선 후 핵심 친문의 선도에 초재선을 비롯한 대다수 의원들이 느슨한 범친문으로 결합해 입법 추진 등에서 단일 대오를 맞춰왔지만, 서울시장 선거 참패로 극한 위기감이 들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당내 선거에서 이들이 어느 쪽에 표를 던질 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leec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