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내주는 싱가포르..전 국민 '평생교육' 지원

송아영 2021. 4. 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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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이상 전 국민 대상 평생교육 프로그램 

성인 4명 중 1명이 프로그램 활용

자아실현, 재취업 기회 마련... 싱가포르 사회에 배움 일상화 


평균 수명이 늘어난 현대 사회의 요구와 다양한 직종과 업무에 도전하는 현대인들의 필요에 따라 성인들은 자연스럽게 평생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새벽 어학 학원, 성인을 위한 미술 및 음악 학원, 성인 취미 쿠킹 클래스, 재취업을 위한 다양한 자격증 과정 등 한국인에게도 성인을 위한 학원 및 교육시설은 이미 매우 익숙한 일상이다.


그렇다면 만약 여러분의 학원비를 나라에서 내준다면 어떨까? 싱가포르 정부가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25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SkillsFuture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2015년 이 프로그램을 전담으로 운영하는 교육부 산하 정부기관을 설립하여 운영하기 시작했고, 지속 가능한 미래 싱가포르를 위해 모든 국민들이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16년 25세 이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처음 500 싱가포르달러(한화 42만 원)을 지급했다. 그 후 2020년 모두에게 500 싱가포르달러(한화 42만 원)을 추가로 지급, 40세부터 60세 사이의 연령대에게는 직업교육과 관련하여 사용할 수 있는 500 싱가포르달러(한화 42만 원)을 추가로 중복 지급했다.  


2020년에 발행된 싱가포르 기술 미래보고서(Singapore Skills Future Report 2019/2020)에 의하면 2019년 기준으로 50만 명 이상의 싱가포르인들이 Skillsfuture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싱가포르 국적자가 350만 명에 이르며 이 중 25세 이상인 해당 인구는 대략 200만 명이므로 4명 중에 1명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 : 2021년 싱가포르 연령별 인구통계)


싱가포르인들에게 현금처럼 지급된 교육비는 오직 본인의 교육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본인에게 지급된 교육비를 확인하고, 원하는 교육 코스를 검색하거나, 관련 교육기관 등의 세부 정보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Myskillsfuture 포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싱가포르인들이 2016년부터 가장 많은 평생교육을 받은 세 분야는 순서대로 정보통신(ICT), 식음료, 생산성과 혁신 분야였다.


◆평생교육프로그램 My skills future 홈페이지


72세의 싱가포르인 Charlie 씨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젊을 때 공부 못한 설움이 컸는데, 나같이 노인에게도 나라가 교육의 기회를 주어서 너무 기쁘다. 은퇴 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무료하지 않고, 공부를 하면서 얻는 즐거움이 크다.”며 지난 5년 동안 8개의 코스를 끝낼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미국계 금융회사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는 또 다른 싱가포르인 Debbora 씨는 Skillsfuture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반려동물 미용 자격증을 취득했다. Debbora 씨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서 반려동물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 나라에서 제공한 기회를 통하여 2년 전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토요일마다 고양이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샵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관련된 일로 노후를 설계하고 싶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개인의 발전에만 도움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보고서에 의하면 1만 4천 개의 교육 관련 시설이 skillsfuture 혜택을 받고 있다.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 싱가포르에서는 월세, 시설비, 강사료 등의 비용으로 수강료를 낮게 책정하기가 쉽지 않다. 당연히 교육시설의 비싼 수강료는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나라에서 수강료를 지원하게 되자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교육시설의 문을 두드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베이킹 교육시설 Whisk를 운영하고 있는 Paklim 씨에 의하면 “많은 수강생들이 skillsfuture 프로그램을 통해 수강료의 일부나 전부를 내기도 하고, skillsfuture 프로그램으로 처음 베이킹 코스를 수강하러 와서 또 다른 관련 강의를 듣기도 해 학원 운영에 도움이 된다”라고 대답했다.



◆My skills future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베이킹 클래스 ⓒWhisk 운영자 Paklim


싱가포르의 전 국민 평생교육 프로젝트, My skills future 프로그램은 개인에게는 자아를 실현하고 재취업의 기회를 어렵지 않게 만들어가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싱가포르 경제와 사회에 배움을 일상화하는 문화를 정착하고 있으며, 늙지 않는 국가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력소 역할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싱가포르 = 송아영 글로벌리포터 yossonga@naver.com


■ 필자소개  

전직교사 

런던대학교 UCL 교육대학원 IOE 교육과정 및 평가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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