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설립 10년]인터뷰-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

정재훈 2021. 4. 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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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같은 '코로나 블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뇌연구원은 초고령 사회와 팬데믹과 같은 새로운 환경변화와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뇌분야 전문연구소다.

설립 10주년을 맞아 서판길 원장에게서 글로벌 뇌연구 선도기관으로 가기 위한 비전과 연구방향을 들었다.

-뇌연구원 설립 10주년 의미와 뇌연구 발전에 어떤 기여를 했다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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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사회 변화와 수요에 따른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 정립과 혁신 연구전략 마련
AI와 빅데이터 활용한 정밀한 데이터 분석으로 산업계와 연계한 뇌연구 추진
올해 '뇌과학 老-KNOW 브레인 나들이' 개최..뇌과학 대중화에 앞장 설 것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같은 '코로나 블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프랑스는 MRI 촬영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가 뇌를 공격해 정서적 문제는 물론, 실제 뇌 구조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뇌연구원은 초고령 사회와 팬데믹과 같은 새로운 환경변화와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뇌분야 전문연구소다. 설립 10주년을 맞아 서판길 원장에게서 글로벌 뇌연구 선도기관으로 가기 위한 비전과 연구방향을 들었다.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

-우리나라 뇌연구 현주소와 팬데믹 이후 뇌연구 방향은?

▲뇌는 복잡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연구가 다른 분야에 비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첨단기술 발전으로 하나씩 뇌에 대한 정체가 밝혀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선진국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뇌 작동원리와 구조 규명에 나서고 있다. 뇌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국가 차원 다양한 뇌 사업을 추진하며, 뇌연구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인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공동으로 내일을 준비하는 뇌연구 포럼을 발족했으며, 국제뇌연구협의회(IBI)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러 사회적 문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뇌연구원 설립 10주년 의미와 뇌연구 발전에 어떤 기여를 했다고 보는가.

▲설립 10년 과정에서 노력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3대 원장에 취임해 '성장'과 '성숙'이라는 핵심가치를 강조했다. 성장은 했지만 성숙은 아직 미완이라고 생각한다. 성숙은 간단하다.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단순 기초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학제간 연구를 통한 선순환 중개연구 시스템을 정립했고, 내부 소통 강화를 기반으로 사회 현안에 선도 대응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 연구과제 발굴로 국가 혁신 연구환경이라는 모범 모델을 마련했다. 그 결과 네이처와 셀 등 주요 SCI 논문 284편, 특허 24건, 기술이전 7건 등 다양한 기초연구성과를 냈다. 영국 킹스칼리지 뇌신경정신의학연구원 공동협력연구센터를 유치해 선순환 중개연구를 바탕으로 글로벌 뇌연구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우뇌동과 뇌연구실용화센터가 완성된 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얼마전 미국 애질런트사와 협력해 공동협력연구센터 '뇌지표분석센터'를 개소했다. 뇌영상분석이나 인간행동 분석 등 기초연구에서 벗어나 이제는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 데이터 분석으로 산업계와 연계하는 뇌연구가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미래 헬스케어 기술 방향성에서 디지털 휴먼 증강 기술과 서비스를 제시했다. 초고령사회와 팬데믹 환경에서 국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뇌원리 기반 활용연구를 통한 성과확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뇌연구원은 2단계(우뇌동)와 뇌연구실용화센터 건립으로 대규모 데이터 확보와 분석기술, AI를 활용한 주요 연구핵심 역량을 고도화하고, 임상자료의 다양한 분석과 활용의 국가적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10년 비전과 목표, 세부전략은?

▲글로벌 뇌연구 선도기관을 비전으로 세계 인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함이 목표다. 우뇌동과 뇌연구실용화센터가 완공되면 목표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만유인력을 발견해 세계 과학사의 초석을 마련한 '뉴턴(Newton)의 시대'는 산업화, 정보화시대와 함께 사라지고 이제는 '뉴턴(New Turn)의 시대'다. 앞으로 미래 첨단과학기술의 핵심 뇌연구를 활성화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뇌와 관련된 산업을 만들어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연구결과를 만들어 내겠다.

-뇌과학 대중화를 위한 뇌연구원 역할은?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다. 매년 국내 대학, 연구기관과 협업해 상반기에는 '세계뇌주간', 하반기에는 '브레인쇼' 등 뇌과학 문화 행사를 개최해 왔다. 또 대구시, 교육청, 지역 언론과 연계해 메디엑스포, 메이커 페스타 등 다양한 과학축제에 참여해 뇌과학 대중화에 노력했다. 특히 2019년에는 글로벌 뇌연구 올림픽 '제10차 세계뇌신경과학총회(IBRO)'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그해 12월엔 사회부총리 인증 교육기부 우수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았다. 팬데믹 이후 모든 과학문화 행사와 외부 활동이 온라인으로 전환돼 국민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이 매우 아쉽다. 하지만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통해 항상 국민과 소통하고, 뇌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 보급을 위해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중장년 이상 시니어 계층을 위한 '뇌과학 老-KNOW 브레인 나들이'를 준비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사회보육시설을 찾아가 운영하는 체험형 뇌과학 교실 등 다양한 과학문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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