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순교 성지에서 만나는 국보 '화엄사 영산회괘불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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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 가톨릭 순교성지 중 하나인 서소문 밖 네거리에 위치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한 가운데 국보 제301호 화엄사영산회괘불탱이 걸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화엄사영산회괘불탱과 함께 현대 미술 작가 13명이 불교 사상인 공을 주제로 한 조각, 회화, 설치, 영상 등 작품 30점을 선보인다.
화엄사 영산회괘불탱은 늘씬하고 균형 잡힌 형태, 밝고 선명하며 다양한 색채, 치밀하고 화려한 꽃무늬 장식 등에서 17세기 중엽의 불화에서 보이는 특징이 잘 나타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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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종교 넘어 보편적 진리 추구할 것"
괘불탱, 2008년 후 첫 외출.."원작은 한달만 공개"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국 최대 가톨릭 순교성지 중 하나인 서소문 밖 네거리에 위치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한 가운데 국보 제301호 화엄사영산회괘불탱이 걸렸다. 조선 시대 1653년(효종 4년) 제작된 괘불은 세로 12m, 가로 9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절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행할 때 법당 앞뜰에 걸어놓는 그림인 영산회괘불탱은 거대한 크기에 화엄사에서도 잘 펼쳐두지 않아 보기 힘든 유물이다. 괘불이 화엄사 밖으로 나온 건 지난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301호 화엄사 괘불’ 특별전 이후 두 번째다.
화엄사 영산회괘불탱은 늘씬하고 균형 잡힌 형태, 밝고 선명하며 다양한 색채, 치밀하고 화려한 꽃무늬 장식 등에서 17세기 중엽의 불화에서 보이는 특징이 잘 나타나있다. 독특하게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네 모서리에 사천왕이 그려져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인 사천왕은 불교에서도 낮은 열에 속해서 도상에 잘 그려지지 않는다”며 “영산회괘불탱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전쟁 직후에 그려지면서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괘불은 유물 보호를 위해 한달여 동안만 실물이 전시되고 이후에는 복원본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화엄사 괘불 외에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과 불두 조각상, 대형 삼베 화면을 수놓은 불화, 해남 대흥사와 미왕사 본존불의 24시간을 촬영한 영상 등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용면, 김기라, 김승영, 김태호, 노상균, 윤동천, 이수예, 이용백, 이인, 이종구, 이주원, 전상용, 천경우 등 작가들이 불교의 ‘공’을 각자의 개성대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인다.
이수예 작가는 ‘천불도’를 주제로 불상 이미지를 지우고 덧칠해 시간성과 공간감을 표현하며 전통 불화의 현대적 변용을 시도했다. 이종구 작가는 ‘사유-생·로·병·사’ 연자을 통해서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여러 측면에서 재해석했다. 김승영 작가는 ‘쓸다’를 통해 진관사 사찰 마당에서 비질하는 비구니 스님의 영상을 선보이며 불교 사상에 대한 성찰을 관객과 나눈다.
전시 기획을 맡은 김영호 예술감독은 “어려운 현실에서 이번 전시가 종교의 경계를 초월한 보편적 진리의 이상을 현대미술의 형식을 통해 성찰하고 예술적 결실을 대중과 더불어 소통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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