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戰 합의] 이제는 '천조국' 美 현지 공략 '사활'

조석근 2021. 4. 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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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양강의 만 2년에 걸친 글로벌 소송전이 막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금으로 인한 2조원 규모 실탄을 확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미국 내 생산거점 확대가 다시 순항 궤도에 올랐다.

LG엔솔과 SK이노는 각각 지난 2년간 미국 내 소송에 수천억원을 소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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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달러' 보조금 전기차 급증 전망, 공장증설·수주경쟁 불꽃 튈듯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국내 배터리 양강의 만 2년에 걸친 글로벌 소송전이 막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금으로 인한 2조원 규모 실탄을 확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미국 내 생산거점 확대가 다시 순항 궤도에 올랐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인프라와 보조금 지급에 천문학적 투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소송전 이후 두 회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LG엔솔은 지난 11일 양사의 전격적인 합의안 마련으로 SK이노로부터 각각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을 영업비밀 침해 피해보상 성격의 합의금으로 확보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현금 1조원은 내년까지, 로열티의 경우 매년 일정 부분 지급받게 될 전망이다.

폭스바겐 전기차 생산라인 모습 [사진=폭스바겐]

두 회사 입장에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미국 내 사업의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점이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성과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LG엔솔과 비교하면 배터리 시장 내 후발주자다.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대규모 수주 과정에서 영업비밀 및 특허침해 논란으로 인한 계약이행 차질 부담을 벗게 됐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1조9천억달러(2천14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경기부양안을 추진한다. 이 가운데 인프라 부문 1천740억달러 가운데 전기차 구매보조금으로 지급되는 돈만 1천억달러(112조원) 규모다. 소비자들의 차량구입을 직접 지원해 전기차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 자체를 재편한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 내 전기차 비중은 현재 3% 내외로 추산된다. 아직까지 미미한 규모지만 폭스바겐, 도요타, 벤츠, GM,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국 정부도 충전소 50만개 신규 설치, 수송용 차량의 전기차 전환을 우선 추진하는 등 인프라 개설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는 지난해 30만대 수준에서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조지아주 내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제1 공장 조감도(왼쪽) 및 건설 현장(오른쪽) [사진=SK이노베이션 ]

배터리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에 해당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전체 전기차 비용의 40%까지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비중 75%라는 역내 생산규정이 적용돼야 관세면제, 보조금 수령이 가능하다"며 "그만큼 완성차, 부품 및 소재업체들의 미국 내 현지진출이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LG엔솔과 SK이노는 각각 지난 2년간 미국 내 소송에 수천억원을 소요했다. 배터리 분쟁이 종식된 만큼 양사 모두 현지 공장 확대 및 수주경쟁에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엔솔의 경우 미시간주 등 5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70GWh, 전기차 100만대분 공급이 가능한 생산라인 구축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GM과도 합작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35GWh 규모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SK이노의 경우 2조9천억원을 투자해 조지아주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다. 1공장의 경우 9.8GWh 규모로 폭스바겐 전기차 플랫폼용이다. 2공장의 경우 11.7GWh 규모 포드 픽업트럭용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 배터리 10년 수입금지 조치 당시 이들 회사들에 2년, 4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한 이유다. SK이노 이들 공장과 별개로 2조7천억원 규모 신규 증설을 추진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가 자회사 매각 등으로 합의금 마련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사업을 철수할 필요가 없어진 게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소득이지만 로열티 지급 등으로 당분간 배터리 부문 이익 자체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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