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프에 '5만달러' 송금 중국인 급증.."당국, 비트코인 환치기 예의주시"

이지영 2021. 4. 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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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시중 은행 4곳서 '김프'발 해외 송금 사례 일제히 증가
12일 오후 김프 15%대 유지 중
최근 국내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현상인 ‘김치프리미엄’이 사그라지지 않은 가운데 ‘비트코인 환치기’로 의심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개인별 연 최대 해외 송금 한도인 5만달러(한화 약 5600만원)를 맞춰 중국으로 송금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 심각성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농협 등 국내 주요 은행에서 5만달러를 중국으로 송금하려는 사례가 일제히 증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 A씨는 “실제로 갑자기 5만달러를 꽉 채워서 중국으로 송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유의미한 수치로 확인될 정도의 증가”라고 표현했다. 이어 “평소에 중국인 방문이 많지 않은 수도권 영업점에서도 송금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내부에서는 비트코인 환치기를 실현하려는 중국인들의 시도로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앞서 언급처럼 김치프리미엄을 이용한 비트코인 환치기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높은 상황을 이용해 차익을 거두는 수법이다. 지난 2018년 암호화폐 투자 광풍으로 김치프리미엄이 50%까지 치솟았을 때에도 이런 수법으로 국내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중국인들 사례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김치프리미엄은 지난 7일 23%까지 치솟았다가 같은 날 오후 6시부터는 10%까지 급락했다. 12일 오후 1시 30분 기준으로는 15%대를 기록하고 있다.

김치프리미엄으로 인한 해외 송금 사례 증가에 대해 은행들은 현재 자발적으로 조치에 나선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 B씨는 “은행 자체적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송금은 명확하게 거절하도록 전 영업점에 공문 및 긴급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자금 증빙을 보다 철저히 하라는 게 현실적이면서도 최대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5명의 다른 고객이 중국에 있는 수취인 1명에게 전부 5000만원을 송금하거나 통장에 담긴 5000만원을 명확한 이유 없이 그대로 송금하는 사례 등은 전부 거절당했다”고 사례를 말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방지는 어렵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시중은행 관계자 C씨는 “은행 자체적으로 비트코인 환치기로 인한 수상한 송금을 제어하려고 최대한 시도 중이나, 완벽한 방지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5만달러 이내 개인 대상 해외 송금은 물리적으로 완벽히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금 이유를 최대한 면밀하게 파악해 의심스러우면 송금을 거절하라는 공지를 매주 전달하는 게 최선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당국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국 차원에서도 최근 비트코인 환치기 사례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지영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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