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접종 재개했지만..맞은 20대 '불안', 안 맞은 20대 '혼란'

한상희 기자 2021. 4. 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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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2차 접종 피하고 싶어..맞는다면 화이자"
전문가 "정부 믿어야..접종 이익이 위험보다 커"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재개된 12일 오전 광주 북구 지역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북구국민체육센터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2021.4.1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혈전증 부작용 문제로 잠시 중단됐던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2일 재개됐다. 다만 30세 미만은 접종에 따른 이익이 접종 후 혈전 발생 위험보다 크지 않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20대 젊은이 사이에서는 혼란이 여전하다. 1차 접종을 마친 20대는 추가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접종 전 20대는 늦춰진 접종 시기에 대한 우려를 각각 호소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1일 30세 미만은 AZ 접종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유럽 등에서 AZ 백신 혈전증 논란이 일고 있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3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 청장은 이미 1차 접종을 마친 30세 미만 약 13만5000명에 대해 "1차 접종 후 희소 혈전증 부작용이 없었다면 2차 접종도 AZ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AZ 백신은 8~12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해야 한다.

3년차 대학병원 간호사 A씨(20대)는 "거의 반강제 분위기 속에서 AZ 백신을 맞았는데 최근 혈전 위험이 있다는 기사를 읽고 슬프고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며 "2차 접종을 피할 수 없다면 항체형성률이 높다는 화이자 백신을 맞고 싶다"고 했다.

3월 초 AZ 백신을 맞은 의사 B씨(20대)도 "혈전 뉴스가 나올 때마다 걱정이 돼 2차 주사는 안 맞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AZ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20대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직장인 강모씨(28·영등포구)는 "혈전 위험성이 높은 20대가 제외된 건 잘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올해 안에 백신 맞으면 나아질거란 희망이 있었는데 계속 이렇게 문제가 생기니까 내년까지 상황이 비슷할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모씨(27·동작구)도 "접종 시기가 미뤄져도 혈전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다 결국 AZ 백신 맞겠구나 하는 불안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는 중장년층은 AZ 백신 접종에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주부 신모씨(60·용산구)는 "부작용이 심각하다면 정부도 백신을 맞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고 효과도 검증됐으니 내 차례가 오면 반드시 접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불안감이 없을 순 없겠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임을 감안해 정부 발표를 믿고 접종해달라고 말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면서도 "부작용이 있어도 치료제를 쓰는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사용 여부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상황과 연령별 중증 위험을 비교해 득이 많은 층에 접종을 권고한 것"이라며 "정부와 전문가가 어떤 근거로 이렇게 결정했는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AZ 백신 2차 접종을 두고는 전문가 의견이 갈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AZ 백신과 같은 방식(아데노바이러스)으로 개발된 얀센이나 스푸트니크V 백신은 접종을 한번 하든 두번 하든 효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며 "혈전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고도 AZ 백신을 맞을지는 개인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 교수는 "지금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은 일반 20대에 견줘 이득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혈전은 대부분 1차 접종 때 발생했으며 질병청도 이런 이유로 2차 접종을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Z 백신 논란을 계기로 백신 선택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 교수는 "유럽 각국이 AZ 백신 접종 연령을 55세 이상 또는 60세 이상으로 제한한 것은 대체 백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백신을 충분히 확보해 사람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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