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즈에 안 밀린 명품 투수전..올해도 박종훈 믿고 간다
[스포츠경향]
SSG 박종훈(30)의 시즌 출발이 좋다.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면서 SSG의 선발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박종훈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안타 2볼넷 8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6일 한화전(7이닝 1실점 승리) 이후 2경기 연속 1실점 이하의 투구를 보여줬다.
이날 박종훈은 상대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면서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묶어놨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직 2경기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박종훈의 성적은 리그 정상급이다. 12일 현재 WHIP(이닝당 출루허용) 1위(0.46)를 차지하고 있다. 평균자책(0.69)은 수아레즈, 에릭 요키시(키움)에 이어 리그 3위, 국내 투수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닝(13이닝) 역시 리그 공동 3위, 국내 투수 1위다.
이런 결과는 노력의 산물이다. 직구, 커브 등 2개 구종을 주로 던졌던 박종훈은 올 시즌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지난 시즌 박종훈의 평균 구종 구사율을 보면 커브(40%)를 가장 많이 던졌고 직구(28.5%), 투심(25.2%), 체인지업(6.3%) 순이었다. 올해는 투심 구사율이 평균 52.3%에 이르고 커브(25.4%)와 직구(11.9%), 체인지업(10.4%)이 뒤를 잇고 있다.
11일 LG전의 경우엔 투심의 비중을 60.4%까지 끌어올렸을 정도로 새 무기를 적극 활용했다. 박종훈은 “투심을 꾸준히 연습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투심을 많이 던지면서 손에 익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자를 1루에 묶어두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언더핸드스로 투수의 특성상 투구 폼이 커 그간 도루를 적잖이 허용했기 때문이다. 박종훈은 “지난 12월, 1월에 한 게 1루 견제 연습밖에 없다”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종훈은 지난해 팀이 9위로 하락하는 와중에도 13승을 거두면서 문승원과 함께 마운드를 떠받쳤다. 새 외인 윌머 폰트가 아직 불안한 상황에서 SSG는 올해도 박종훈의 호투를 믿고 시즌 초반을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훈은 “(김)광현이 형이 없는 두 번째 시즌이다. 지난해 우리도 광현이 형과 메릴 켈리(애리조나)가 보고 싶었고 광현이 형은 지금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도 광현이 형을 지금 불러올 수는 없지 않느냐”며 “(문)승원이 형과 함께 당당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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