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상한제도 소용없어" 세종시 봄 이사철 '전세 난민'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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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대전 집을 처분한 뒤 세종시로 들어온 지도 8년이 흘렀다.
세종시에서 전세 재계약이 도래한 세입자들의 이른바 '전세 난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봄 이사철 또 재계약 시즌이 도래하신 분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 "시장 매물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선택지라도 있을 텐데 지금은 매물도 씨가 말라 재계약 요건을 맞추지 못하게 생긴 세입자들은 타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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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대전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세종시 반곡동으로 이사온 지 갓 2년째에 접어든 주부 이모(36)씨는 푸념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대전 집을 처분한 뒤 세종시로 들어온 지도 8년이 흘렀다.
세종에서만 3번의 이사를 다니며 분양을 받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지만 결과는 '6전 6패'였다.
그러던 중에도 세종 신도시 내 아파트 전셋값은 꾸역꾸역 올라 분양가를 넘어서더니 이제는 아예 인근 타 지역 아파트 매매가를 추월한 곳도 적지 않다.
그동안 임대료 인상으로 금융기관에서 끌어온 대출금만 1억원이 넘는다. 매달 나가는 이자만도 50만원이다.
하지만 무심한 시간은 어느덧 흘러 재계약은 어김없이 또 그녀를 찾아왔다.
임대차 3법 개정에 따른 전·월세 상한제 적용으로 임대료 인상 부담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재정 여력이 한계치를 초과한 상황에서는 집주인이 요구한 3000만원의 재계약금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씨는 "대출까지 깐깐해져 이제는 더 융통할 수 있는 돈도 없다"면서 "원래 살던 대전으로 갈까 하지만, 대전도 집값이 많이 올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으로 5% 이상 못 올리게 하면 뭘 하나. 이미 (세종시 집값이)적정치를 넘어도 한참 넘은 상황에서는 그것도 부담"이라며 "집값 안정화를 위한 근본적인 공급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세종시에서 전세 재계약이 도래한 세입자들의 이른바 '전세 난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천정부지 치솟은 매매가에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는 상황에서 전세가마저 인근 타 도시 아파트 매매가에 육박하다 보니 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는 세입자들의 탈출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는 2020년 한 해 44.93%, 전세가는 60.60% 뛰며 전국 1위를 찍었다.
그해 7월 정치권에서 쏘아 올린 '행정수도 완성' 이슈에 따른 기대감이 폭발한 데 따른 영향이다.
행정수도 완성 이슈가 불쏘시개가 돼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눈에 띄게 급등하긴 했지만, 이전부터 세종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줄곧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높은 수요에 기반한 현상이다.
실례로 세종의 경우 2015년 3월 이후 잠시 미분양 물량 증가 시기가 있었지만, 이후에는 미분양이 '제로'상태를 쭉 유지 중이다. 이는 전국 시도 단위 도시 중 거의 유일한 기록으로, 그만큼 분양 물량에 대한 수요가 많음을 의미한다.
수요를 쫒아가지 못한 공급은 자연스레 매매·전세가 상승을 불러왔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4년간 3.3㎡당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 상승률이 가장 많이 오른 곳 역시 세종시다.
2017년 1월만 해도 979만원(3.3㎡당)이던 평균매매 가격은 올해 1월 2002만원으로, 무려 104.5%가 뛰었다. 같은 기간 전세가 상승률도 42.4%로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세종시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봄 이사철 또 재계약 시즌이 도래하신 분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 "시장 매물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선택지라도 있을 텐데 지금은 매물도 씨가 말라 재계약 요건을 맞추지 못하게 생긴 세입자들은 타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uni1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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