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되돌아본 남자부 챔프 1차전 [스토리 발리볼]

김종건 기자 2021. 4. 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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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를 취재하다보면 감독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서브와 리시브다.

두 팀 모두 사상 처음을 꿈꾸는 20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도 마찬가지다.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우리카드, 첫 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 사령탑 모두 1차전을 앞두고 서브와 리시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차전 두 팀의 리시브 효율에선 49%-39%로 대한항공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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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20-2021 도드람 V리그’ 인천 대한항공과 서울 우리카드의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전체 관중석의 10% 배구팬들이 입장해 경기를 즐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배구를 취재하다보면 감독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서브와 리시브다. 두 팀 모두 사상 처음을 꿈꾸는 20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도 마찬가지다.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우리카드, 첫 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 사령탑 모두 1차전을 앞두고 서브와 리시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차전 두 팀의 리시브 효율에선 49%-39%로 대한항공이 앞섰다. 하지만 이는 숫자에 국한된 얘기일 뿐 경기에서 체감된 리시브의 안정성은 우리카드가 더 높았다. 대한항공의 송곳처럼 예리한 서브를 우리카드 한성정-나경복 레프트 라인과 리베로 이상욱이 잘 받았다. 대한항공은 리시브 능력이 가장 약한 것으로 판단한 나경복을 공격 목표로 삼았지만 실패했다. 나경복이 63%의 효율로 잘 버텼다. 그 덕에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가 편하게 패스를 연결했다. 하승우는 1차전 87번의 세트 기회에서 42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 48%였다.

국가대표 리시브라인을 자랑하는 대한항공에선 리베로 오은렬이 59%, 곽승석이 56%의 높은 효율을 기록했지만, 정지석은 38%에 그쳤다. 그리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우리카드의 전략적인 서브의 영향으로 정지석과 곽승석은 뒤로 넘어지면서 서브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파이프공격 시도는 평소보다 훨씬 줄었다. 대한항공이 자랑하던 공격 옵션은 7차례 시도에 그쳤고, 성공도 고작 3개였다.

대한항공으로선 설상가상으로 센터진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수황-조재영 콤비가 전위에서 상대 블로킹을 흔들어주지 못했다. 8번의 속공 시도 중 2개만 성공시켰다. 반면 우리카드는 하승우가 긴장하지 않고 12번의 속공을 시도해 6개를 성공시켰다. 25%-50%의 상반된 결과다.

사실 속공은 팀의 승리를 불러오는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어차피 승패는 두 팀의 날개공격에서 결판난다. 그 대신 중앙에서 센터들이 속공으로 견제해줘야 상대 블로킹이 목표를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센터에서 속공득점이 평소보다 어렵고 파이프공격도 쉽지 않자,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의 패스 옵션은 많지 않았다. 하승우보다 훨씬 많은 104번의 세트 기회에서 49개 성공에 그쳤다. 성공률 47%였다. 팀이 평소처럼 돌아가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도 요스바니에게 더 많은 공격을 몰아주라고 주문했지만, 요스바니는 32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였지만 범실도 9개로 많았다.

대한항공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서브 범실이었다. 우리카드의 리시브를 무너뜨리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위험부담을 감수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72번의 서브 시도 중 범실이 16개였다. 서브에이스 4개를 기록했지만 효율이 떨어졌다. 반면 우리카드는 77번의 서브 시도에서 범실은 5개에 불과했고, 에이스는 3개였다. 서브 효율의 격차는 결국 두 팀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리그를 대표하는 조직력의 팀들답게 두 팀은 수많은 랠리를 거듭하며 수비의 묘미를 보여줬다. 우리카드는 47번의 디그 기회 중 38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 81%였다. 대한항공은 53번의 기회 중 41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 77%였다. 팬들의 찬사를 유도하는 멋진 디그는 13-10으로 대한항공이 많았고, 공격수를 상대 블로커와 1대1로 맞서게 하거나 노마크 상태로 만들어주는 기막힌 연결에서도 28-15로 한선수가 하승우를 앞섰지만, 승패의 결과는 반대였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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