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불교미술전 '空'..국보 '화엄사 영산회 괘불' 공개

이수지 2021. 4. 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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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현대불교미술전 '공(空·Śūnyatā)'전시가 12일 개막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장인 원종현 신부는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대불교미술전 '공(空·Śūnyatā)'전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 부여된 '종교와 사상의 경계를 넘어 모두에게 열린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또 하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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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보 301호 '화엄사 영산회 괘불' (사진=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2021.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현대불교미술전 '공(空·Śūnyatā)'전시가 12일 개막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장인 원종현 신부는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대불교미술전 '공(空·Śūnyatā)'전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 부여된 '종교와 사상의 경계를 넘어 모두에게 열린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또 하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운영하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한국 최대 가톨릭 순교성지에 자리잡은 박물관이다. 성인 103위중 44위, 복자 123위중 27위가 이곳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설치된 사형터에서 참형됐다. 2018년 9월 로마 교황청 대주교 일행이 방문해 공식 국제 순례지로 선포식을 가진바 있다.

때문에 이번 전시는 천주교에서 열리는 불교 미술전시로, 특정 종교의 경계를 넘은 열린 박물관이자 코로나 시대 종교간 화합과 문화에술 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로 주목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국보 301호 '화엄사 영산회 괘불'이 선보인다. '화엄사 영산회 괘불탱'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불화로 길이 11.95m, 폭 7.76m에 달한다.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를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좌우에 비치됐다.

각 상들은 늘씬하고 균형 잡힌 형태, 밝고 선명하며 다양한 색채, 치밀하고 화려한 꽃무늬 장식 따위에서 17세기 중엽의 불화에서 보이는 특징이 잘 나타나있다. 보존수복을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처음 소개된다.

[서울=뉴시스] 노상균 작가 작품 'New Ends' (사진=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2021.04.12. photo@newsis.com

예술감독인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이날 전시 기획 취지에 대해 "문명사적 전환기로 불리는 어려운 현실에서 이번 전시가 종교의 경계를 초월한 보편적 진리의 이상을 현대미술의 형식을 통해 성찰하고, 그 예술적 결실을 대중들과 더불어 소통하고 나누는 기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전시 명에 대해 "사상사적, 문명사적 전화기에 종교가 해야 할 것이 뭘지 고민하는 상황에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특별 기획전으로 정한 전시 명이 '공'"이라며 "'공'은 오묘해서 뭐라고 규명이 어려워 해석의 다의성이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현대미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강용면, 김기라, 김승영, 김태호, 노상균, 윤동천, 이수예, 이용백, 이인, 이종구, 이주원, 전상용, 천경우 등이 참여한다.

[서울=뉴시스] 전상용 작가 작품 '효명(曉冥)' (사진=서소문 역사박물관 제공) 2021.04.12. photo@newsis.com

'공' 사상은 인간과 모든 만물에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음을 가르친다. 모든 사물은 자기동일성이 유지되지 않고 변하며 독립 자존하지 않아 실체가 없다 하여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의 개념으로 설명된다. 서로가 함께하며 연관되어 있기에 '나는 너이고 너는 나’라는 연기(緣起)의 개념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개막식에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천주교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 대한불교조계종 호계원장 보광스님,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인사 50여명이 참석한다. 전시는 6월30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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