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한국 총리의 이란행.. 이란 부통령 "정 총리 방문, 좋은 징조"

유태영 2021. 4. 1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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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한국 내 동결자산 문제를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이날 이란을 방문한 정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석유 및 석유 파생상품을 한국에 수출해 발생한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의 이란 통화자산을 한국의 은행들이 차단한 것은 양국 관계를 급격히 훼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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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이란 동결 자산 해결 협력할 것"
이란을 방문한 정세균(왼쪽) 국무총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한국 내 동결자산 문제를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이날 이란을 방문한 정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석유 및 석유 파생상품을 한국에 수출해 발생한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의 이란 통화자산을 한국의 은행들이 차단한 것은 양국 관계를 급격히 훼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불행히도 지난 3년 동안 한국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불법적으로 부과한 제재를 따름으로써 양국 관계가 침체에 빠졌다”며 “한국 은행들의 이란 자산 동결은 이란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경제와 의료보건 위기 해결을 위해 해당 자산이 절실히 필요할 때 발생했고,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조치는 의료장비, 약품, 생활필수품 수급을 위한 이란 정부의 자금운용 가능성을 크게 박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이 이런 상황에서 의약품 판매조차 제한한 것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다만 “이런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존경받는 총리의 이란 방문이 매우 좋은 징조라고 여긴다”며 “한국의 효과적인 조치와 실천적 행동이 이란 내 한국의 위상을 개선하는 기회로 작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 총리의 이란 방문은 44년 만이며, 정 총리로서는 취임 후 처음이자 마지막 외국 방문이다. 정 총리는 동결자금 문제를 매듭짓고 오는 13일 귀국한 뒤 총리직에서 물러나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란에 억류됐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와 선장은 정 총리 이란 방문 이틀 전인 9일 풀려났다. 지난 1월4일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을 항행하다가 나포된지 95일 만이다. 이란은 지난 2월 초 선원 19명을 풀어주면서도 해양오염 혐의와 관련한 사법절차를 이유로 선장과 선박은 남겨뒀다가 이날에야 풀어줬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해양 오염을 억류 이유로 들었으나, 정부는 미국의 이란 제재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원화 자금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정 총리는 이날 자한기리 부통령과의 공동회견에서 “한국 정부는 이란 자산 동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 및 다른 여러 나라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테헤란 방문은 향후 양국 유대 관계 확대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의 관계는 높은 수준에서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향후 코로나19 대응 협력, 인도적 차원의 의약품 교역, 보건의료 분야 학술교류 재개 등을 약속하며 자한기리 부통령에 대한 한국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IRNA는 전했다.

정 총리는 또 ‘건설적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핵합의가 부활하는 시기에는 한·이란 유대 관계 확대 과정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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