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發 '부동산'·'방역' 주도권 공세 포문..野 대선 전략 갖춰간다

김일창 기자 2021. 4. 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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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오세훈 시장 첫 상견례 주제로 '부동산'..코로나 방역은 '맞춤형' 시도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왼쪽 두 번째부터)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시장을 10년만에 탈환한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까지 시야에 넣은 정권교체 전략 마련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최근 부각되는 큰 기조는 이번 재보선의 승패를 가른 '부동산' 문제와 방역 대책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국회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등이 여대야소라 여러 제약이 있지만 이를 중심으로 내년 3·9 대선까지 정부 실정 비판과 대안세력 위상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11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협의회'는 다소 들뜨고 설레는 모습이었다. 부동산 정책의 중심이 되는 수도권에 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없던 과거와 달리 당이 구상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행정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와 오 시장은 약 한 시간 동안의 만남에서 서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서울은 전국 유권자 약 4200만명(19대 대선 기준)의 약 20%인 820만명(4·7 보궐선거 기준)이 있는 전국 최대 선거구다. 이번 보궐선거에서처럼 내년 대선에서도 서울에서 압승한다면 국민의힘으로의 정권교체는 보다 수월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정치·경제·사회·문화 중심지로서의 서울이 갖는 위상은 남다르다. 오 시장은 광역지자체장 중 유일하게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여러 현안에서 국민의힘을 대변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셈이다.

특히 부동산 문제만큼은 서울 부동산의 향배가 전국 부동산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서울 집값을 잡는다면 전국 부동산 가격 안정화도 시간 문제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오 시장의 취임 후 첫 정책협의회 주재를 부동산으로 잡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집을 살 수 없는 사람에게 주거복지를, 살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맞춤형 지원을, 집 한 채 가진 사람에게 편안한 주거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점을 지적하며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해석이다.

오 시장은 당에 여러 가지를 건의했지만 일단 공시가격 현실화에 방점을 찍었다. 공시가는 건강보험료 등 60가지가 넘는 세금을 산정하는 데 활용돼 공시가의 인상은 가처분 소득의 하락을 야기한다.

일단 해결의 실마리로 서울시 자체 공시가 조사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공시가가 전혀 다른 문제점 등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의 호응을 얻을 경우 국민의힘은 '반사이익'을 넘어 민심을 끌어들일 자체적인 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재건축·재개발 촉진 입장인 오 시장이 취임하자 강남을 중심으로 오래된 아파트의 집값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대응도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서울형 거리두기' 초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1.4.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코로나19 대책에서도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부의 일률적인 통제에서 탈피, 맞춤형 대책을 실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오 시장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과 민생을 모두 잡기 위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수립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수용 가능하고 보다 실효적인 방역효과를 얻도록 업종·업태별 맞춤형 방역수칙을 수립해 기존 방역수칙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며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되, 방역수칙은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위반한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해 사업주 책임과 의무는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정부 방역에 대해 '비판'을 중심으로 대응해 온 국민의힘이 이제 '실험' 수준이긴 해도 정책적 대응에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

특히 세계적 방역 상황과 현재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대선까지도 국민들이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야당으로서는 지난해 총선 때와는 달리 정부의 방역 대응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백신 접종'을 두고 연일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이종배 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다른 나라는 백신 여권을 도입한다며 코로나19 종식이 가시권에 들어오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계획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백신 후진국인 상황인데 참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백신접종률이 2.2%밖에 안 되는데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정부가 약속하고 있는 것이 허상의 터널 끝에 서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그동안 국민을 속였던 정부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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