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코로나 중국 책임론 "초기대응 실패..지독한 결과"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정보 공유했어야..끝까지 파헤치는게 중요"
대만해협 관련해서도 중국에 거듭 경고
"힘으로 현상 변경하려 한다면 심각한 실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각) 중국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해 사태를 키웠다며 중국 책임론을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 초기 단계에서 해야할 일을 안 했다는 점을 중국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실시간으로 국제 전문가들의 접근을 허용하고, 정보를 공유해 진짜 투명성을 제공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 실패한 결과, 바이러스가 빠르게 통제를 벗어났고 안 그랬을 때보다 훨씬 지독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리는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충분히 알아야 한다”며 “끝까지 파헤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앞으로의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을 예방하거나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 더 강력한 국제 보건안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를 강화하고 개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중국도 역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 전문가팀은 코로나19가 최초로 보고된 중국 우한을 지난 1월 방문해 4주간 조사했다. 전문가팀은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이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 미국 등 14개국은 세계보건기구 전문가 팀이 중국에서 완전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고 세계보건기구가 중국 편향적이라며 이 기구 탈퇴를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19에 관해 중국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1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발생해 전파됐는지에 대해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엔비시> 인터뷰에서 대만과 관련해서도 중국에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본 것, 우리가 진정 우려하는 것은 대만을 향한 중국 정부의 점점 더 공격적인 행동”이라며 “누구라도 이 지역에서 힘으로 현 상황을 바꾸려 한다면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미국과 중국은 대만해협에 각각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투입하는 등 이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2022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에 미국이 불참하는 방안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올림픽까지 1년 정도 남았고 우리는 보이콧(불참)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우리의 동맹, 우방들의 우려를 들으면서 긴밀하게 상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 ‘동맹과 베이징 올림픽 공동 보이콧을 협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인종 학살을 언급하면서 “(공동 보이콧은) 우리가 분명히 논의하고 싶은 것”이라고 대답해 보이콧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에 수잰 라이언스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 위원장이 “미국 선수들이 정치적 노리개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반발하는 등 내부적으로 후폭풍이 일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