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 16번 홀에서 나온 젠더 셔플리의 불발탄

2021. 4. 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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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나온 젠더 셔플리의 16번 홀 티샷이 골프 팬들의 뇌리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165야드 거리의 파3 홀인 16번 홀에서 클럽 선택을 놓고 고민하던 셔플리는 뭔가를 결심한 듯 7번 아이언 대신 8번 아이언을 꺼내 들었다.

셔플리는 경기를 마친 후 "16번 홀에서 좋은 티샷을 했다.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드롭존으로 이동한 셔플리는 16번 홀에서 쓰리 퍼트까지 하며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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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는 젠더 셔플리. [사진=오거스타 내셔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나온 젠더 셔플리의 16번 홀 티샷이 골프 팬들의 뇌리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매섭게 선두를 추격하던 선수도 단 한 번의 '불발탄'으로 모든 걸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메이저 우승, 특히 마스터스 우승이 그렇게 어렵다는 뜻도 된다.

셔플리는 챔피언 조로 마쓰야마 히데키와 격돌했다. 초반 3~5번 홀에서 보기-보기-더블보기를 범할 때만 해도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떨어져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7, 8번 홀의 연속 버디를 시작으로 12~15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낚자 분위기는 셔플리 쪽으로 180도 바뀌었다.

선두 마쓰야마와 2타 차. 많은 골프팬들이 셔플리를 응원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잔인했다. 165야드 거리의 파3 홀인 16번 홀에서 클럽 선택을 놓고 고민하던 셔플리는 뭔가를 결심한 듯 7번 아이언 대신 8번 아이언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티샷한 볼은 그린 앞 페널티 구역에 빠지고 말았다.

16번 홀은 수많은 환희와 좌절을 간직한 홀이다. 셔플리는 경기를 마친 후 "16번 홀에서 좋은 티샷을 했다.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셔플리는 8번 아이언으로 강력한 드로우 샷을 구사했다. 하지만 바람을 잘못 판단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람이 부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불발탄의 빌미가 됐다.

결국 드롭존으로 이동한 셔플리는 16번 홀에서 쓰리 퍼트까지 하며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승부에서 ‘만약?’이란 단어는 의미가 없지만 셔플리의 실수가 없었다면 마쓰야마의 우승 도전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다. 마쓰야마는 셔플리의 결정적인 도움(?)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18번 홀에서 긴장한 나머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로 마쳐야 했다.

셔플리는 2년 전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15승째를 거둘 때 공동 준우승을 거뒀다. 당시 셔플리는 최종라운드에서 4홀을 남겨두고 공동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우승을 위해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할 파5 홀인 15번 홀에서 파에 그치며 우즈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셔플리는 커누스티에서 열린 2018년 디 오픈에서도 우승 기회가 있었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셔플리는 그러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에게 2타 차로 뒤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위의 예에서 보듯 PGA투어에서 통산 4승을 기록중인 셔플리는 유독 메이저 대회에 강한 선수다. 2017년 첫 출전한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오른 후 이번 마스터스까지 14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9번이나 ‘톱10’에 들었다. 셔플리는 2018년 디 오픈과 2019년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2019년 US오픈에서는 공동 3위에 올랐다.

대학시절 셔플리는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마스와 경쟁했는데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그들의 몫이었다. PGA투어에서 거둔 성적도 그들이 훨씬 앞서 있다. 스피스가 12승(메이저 2승 포함), 토마스가 14승(메이저 1승 포함)을 기록중이다. 언더독으로 평가받는 셔플리가 유독 메이저 대회에서 강한 이유가, 또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가 숨겨져 있는 것 같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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