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1차선거 최다득표 승자는 백지표?

홍희경 2021. 4. 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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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의무를 다하러 투표장에 가야죠. 그리고 투표함에 백지표를 넣겠습니다."

페루 리마의 과일 행상인 비센테 에스코바르(여·62)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투표를 거른 적 없는 에스코바르마저 찍을 후보 고르기가 역부족일 만큼 11일(현지시간) 페루 대선이 새 정치에 대한 역동성을 잃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페루 국민들의 15% 안팎이 "뽑을 후보가 없다"고 호소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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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상을 입은 케차르족 여성이 11일(현지시간) 페루 푸노 지역의 카파치카 반도에 설치된 투표장을 찾아 대선 1차투표를 하고 있다. 카파치카 AFP 연합뉴스

“국민의 의무를 다하러 투표장에 가야죠. 그리고 투표함에 백지표를 넣겠습니다.”

페루 리마의 과일 행상인 비센테 에스코바르(여·62)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투표를 거른 적 없는 에스코바르마저 찍을 후보 고르기가 역부족일 만큼 11일(현지시간) 페루 대선이 새 정치에 대한 역동성을 잃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 5년 동안 페루 정계에선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임시 대통령의 중도퇴진, 국회 해산, 대규모 시위가 반복적으로 벌어졌다. 끝없는 혼란에 페루 국민들의 정치 피로감이 극대화된 가운데 경제까지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입었다. 지난해 페루 경제성장률은 -12.7%이다. 이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페루 국민들의 15% 안팎이 “뽑을 후보가 없다”고 호소하게 된 것이다.

무려 18명의 후보가 대선일까지 완주한 이번 선거에선 각종 여론조사 때마다 5~6명의 후보가 10~15% 지지율로 각축을 벌였다. 실제 대선 1차 투표가 끝난 뒤 출구조사 1위인 급진좌파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의 득표율은 16.1%로 조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1990~2000년 재임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 경제학자인 에르난도 데소토가 11.9%로 공동 2위에 올랐다. 4위는 포퓰리스트 성향의 요니 레스카노(11.0%), 5위는 극우 성향 기업인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10.5%), 6위는 좌파 인류학자 베로니카 멘도사(8.8%)였다.

시민들의 정치 불신과 관계없이 대선 절차는 수행된다. 과반 득표 후보가 없을 때 결선투표를 치르게 한 절차 규정에 따라 이날 치러진 1차 투표의 상위 득표자 2명이 오는 6월 결선투표에서 1대 1 승부를 펼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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