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방역·민생 다 잡겠다는 해법은.."자가진단 키트 사용해 영업 허용"

허남설 기자 2021. 4. 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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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가진단 키트 검사 후 입장 전제로 유흥주점 영업 허용

| 검사 정확도 문제엔 “반복적 사용으로 정확도 향상” 주장

| “식약처 결단해 달라…방역에 새로운 전기 마련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업종별로 영업시간대를 달리해 유흥주점 등의 영업을 자정까지 허용하되, 방역을 보완하는 조치로 ‘자가진단 키트’를 도입해 업소에 입장하기 전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는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4개월 간 방역당국은 일률적인 영업금지나 제한 위주의 거리 두기 체계를 유지했다. 기대와 달리 그 사이 대유행의 위기가 수차례나 찾아왔고 지금도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문턱까지 치솟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고 손실보상을 추진 중이지만 종국적인,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 근본적인 해법은 영업할 수 있도록 해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인 ‘규제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면서 “저는 오늘 오전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중앙정부가 자가진단 키트 도입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구상은 유흥주점 등 영업금지·제한을 완화해 문을 열게 하는 대신 입장객이 모두 자가진단 키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자가진단 키트 검사 결과는 30분 안팎이면 나온다고 알려졌다. 오 시장은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선 이미 자가진단 키트를 방역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했다. 다만 문제는 검사 정확도에 대한 신뢰가 확보 안됐다는 점이다.

오 시장은 “일부 전문가들은 (자가진단 키트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우려하는데, 반복적 사용은 정확도 향상으로 이어져 보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스트리아는 보험가입자에게 자가진단 키트를 무료로 보급하는데, 분명히 장점이 많기 때문에 무료보급까지 할 것”이라며 그 밖에도 체코, 스위스 등 활용 사례를 거론했다.

오 시장은 “자가진단 키트를 일반적으로 활발하게 활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사례가 다수 나와 초기엔 확진자 수가 늘 수 있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는 데 상당히 큰 효과를 내면서 매우 바람직하고 장점 많은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가진단 키트 사용승인과는 별개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노래연습장 입장객에 사용하는 시범사업 시행도 추진한다.

자가진단 키트 도입은 유흥주점 등의 영업제한을 완화하는 전제가 된다. 오 시장은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수립에도 이미 착수했다”며 “현장에서 수용 가능하고 보다 실효적인 방역효과를 얻도록 업종·업태별 맞춤형 방역수칙을 수립해 기존 방역수칙을 대체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에 공문을 보내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는 자정까지, 홀덤펍·주점은 오후 11시까지, 식당·카페는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는 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오 시장은 “현장 의견을 수렴해 보면 업종 특성에 따라 영업시간을 달리했을 때 대중교통에 한꺼번에 몰리는 걸 분산시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오 시장은 중대본과 협의 방침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번 주말까지 서울시 차원의 매뉴얼을 마련하고 다음 주엔 시행 방법·시기 등에 대해 중대본과 협의를 시작하겠다”며 “전면시행 전 특정 업종에 한해 시범실시 하는 경우에도 중대본과 협의를 거쳐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업장의 자가진단 키트 활용을 전제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이 시행된다면,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영업시간 연장이 가능해지는 등 큰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방역체계에 완전히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식약처는 결단을 내려달라.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하면서 어떻게 업장 피해를 최소화할지는 서울시가 주축이 돼서 대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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