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 SPOTV 해설위원, '소리'와 '리액션'을 장착하다

손동환 2021. 4. 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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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추승균의 현역 시절 별명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였다. 화려한 플레이는 별로 없었지만, 간결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로 소리 없이 많은 기록을 누족했다.
추승균은 한 팀(대전 현대-전주 KCC)에서만 개인 통산 10,019점을 넣었다. 이는 KBL 역대 4위. 한 팀에서만의 득점으로 한정하면, KBL 역대 2위다.(1위 : 김주성, 원주에서만 10,288점)
지도자로서도 자기 커리어를 확실히 쌓았다. 특히, 감독 첫 시즌에는 KCC의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이라는 결과도 만들었다.
탄탄대로를 달렸던 추승균이지만, 추승균 역시 저조한 성적 앞에 옷을 벗어야 했다. 그러나 추승균의 인생은 ‘농구’라는 카테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이전의 추승균과 전혀 다른 추승균을 보여주고 있다. SPOTV 해설위원으로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텐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본 인터뷰는 2021년 2월 15일에 이뤄졌다. 10개 구단 전적 역시 2월 15일 기준이다)

피할 수 없었던 단어 : 공백
‘공백’이라는 단어는 농구인에게 피할 수 없는 단어일 수 있다. 어지간한 커리어와 어지간한 운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선수로서는 레전드였고, 지도자로서도 제 역할을 해낸 추승균도 ‘공백’이라는 단어와 마주했다. 2018년 11월 15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감독에서 ‘자진 사퇴’한 것.
하지만 ‘공백’을 ‘공백’으로 남기려고 하지 않았다. 한평생 함께 했던 ‘농구’ 속에서 ‘공백’을 채울 무언가를 찾았다. 가장 큰 이유. ‘농구’가 추승균의 머리 속에 계속 맴돌았기 때문이다.

선수 시절도 그랬겠지만, 감독으로서도 많은 걸 경험하셨습니다.
제가 감독을 맡을 때, 여러 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국내 선수들의 나이가 어느 정도 있었고, 10점 이상 해줄 국내 선수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죠. 그래서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을 채울 외국 선수를 찾았습니다. 그 선수가 안드레 에밋이었고요.
에밋이 부족한 득점을 메워주되, 국내 선수들이 중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선수들의 몸 상태가 어떤지, 국내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고민을 코트에서 풀어내지 못했습니다.
결론을 말씀 드리면, 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시야를 더 넓혔으면...’ 하는 마음이 많이 들었죠. 감독을 그만두고 나서 제3자 입장에서 시합을 보니, 그런 생각이 더더욱 많이 들었어요. ‘내가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건데...’라는 생각을 했죠.
감독을 그만둔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농구를 다 챙겨봤습니다. KBL과 WKBL, 국내 아마추어 농구와 NBA 등 볼 수 있는 모든 경기를 본 것 같아요.
경기를 보면서 각 팀의 패턴과 농구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노력했어요. 예를 들면, 3점을 많이 던지는 팀이 있고 2점을 많이 시도하는 팀이 있는데, 그 특성에 맞춰 각 팀의 장단점을 분석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3자의 입장이다 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어요. 보통 감독을 그만 둔 분들이 ‘농구 정말 보기 싫다’고 하시는데, 전 그게 안 되더라고요.(웃음) 농구가 제 천직이라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한 것 같아요.
아마추어 엘리트 선수들을 위해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볼 잡을 때의 자세가 있습니다. 볼을 잡는 동작만으로 슛과 패스, 드리블을 모두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마추어 엘리트 선수 대부분이 그 자세를 잘못하고 있더라고요. 자세 자체에 기복이 있었어요.
상체만 쓰는 선수들도 있고, 하체만 쓰는 선수들도 있어요. 선수들이 그 자세로 팀 훈련을 2시간 30분 정도 할 건데, 좋지 않은 자세 때문에 몸에 안 좋은 것들이 쌓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어린 선수들이 자세가 안 좋아서 다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또, 요즘 선수들은 드리블로 뭔가를 시작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저는 스텝으로 시작하는 법을 알려주려고 했어요. 개인적으로 드리블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보거든요. 드리블을 하다가 볼을 잡으면 할 게 없잖아요. 그래서 스텝을 활용하는 법에 중점을 뒀고, 슈팅 밸런스도 알려주려고 했어요.
프로 선수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도했을 것 같습니다.
어리기 때문에, 알려준 것들을 빨리 습득할 수 있습니다. 좋은 자세를 미리 알려주고 잡아줘야, 나이가 들어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를 미리 다져놓지 않으면, 점점 고치기 어려워요. 안 좋은 습관으로 굳어지게 되죠.
그래서 슈팅 밸런스와 자세 등을 가르치는데 더 집중하는 것 같아요. 또, 모든 운동이 자세를 낮추는 게 기본이라, 그런 점을 강조했어요. 프로 선수들의 자세는 습관화된 게 많아서 고치기 힘든데, 어린 선수들은 그렇지 않아요. 상당히 많이 고칠 수 있어요.
 

소리 없이 찾아온 기회 : 해설
후학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던 어느 날. 추승균에게 소리 없이 찾아온 게 있었다. ‘해설위원 제의’였다.
시야를 넓히고 싶었던 추승균은 제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더 나은 해설 혹은 차별화된 해설을 위해 나름의 공부를 시작했다.

해설위원을 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SPOTV에서 작년 12월(2020년 12월)에 제안해주셨습니다. 올해 1월(2021년 1월)부터 할 거라고 말씀해주셨죠.
바로 승낙했습니다. 사실 해설을 하고 싶었거든요. 해설위원이라는 자리에서 농구를 보고 싶었어요. 농구가 더 잘 보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제가 잘할까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해설을 잘못하게 되면, 이미지가 안 좋아지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텐션을 올려가며 해설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웃음)
보통 방송에 투입되기 전에, 스튜디오 연습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에서는 한 번 밖에 해보지 않았어요. 그것도 1~2쿼터만 간단하게 연습했죠. 그런데 공수 전환이 너무 빨라서, 설명을 빨리 못하겠더라고요. 설명을 다 하려고 하니, 이미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고요(웃음) 그래서 제가 ‘지나간 상황도 설명을 다 해도 되냐?’라고 물었고, 방송국 측에서는 ‘해도 되는데, 한 번 설명한 건 끝까지 해야 한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스튜디오에서의 연습량은 부족해보입니다. 연습을 따로 하셨을 것 같은데요.
NBA 중계를 보면서 연습했습니다. 그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대신, 남을 따라하지 말고, ‘내 스타일대로 해보자’고 마음 먹었죠. 매번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에, 보이는 대로 이야기를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 점에 집중해서 연습을 했죠.
캐스터와 PD의 조언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캐스터가 이야기를 할 때, 제가 끼어드는 일이 많았어요.(웃음) 그런 건 조심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까 언급했던, 상황 설명을 끝까지 해달라는 조언이 있었어요.
또, 체육관에 가면 텐션이 높아지실 거라고 하셨어요. 다른 위원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길래,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았어요. 그런데 코트에 가니까, 저도 모르게 텐션이 올라가더라고요. 멋있는 동작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데시벨이 높아졌어요.(웃음)
본인 스스로도 좋은 해설을 위해 고려하신 것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우선 공격에서의 2대2가 많아졌어요. 수비 역시 상대 2대2 공격에 대처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 중점을 맞춰 설명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볼 없는 지역의 움직임을 많이 설명하려고 했어요. 수비 같은 경우에는 도움수비 대처가 어땠는지, 공격이면 볼 없는 움직임을 설명하는 연습을 했죠. 볼을 쥐지 않은 나머지 4명의 선수가 이렇게 움직였기 때문에, 볼을 가진 선수가 공격을 잘할 수 있었다는 걸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짧은 시간 동안 설명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 지금도 연습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날 : 2021년 1월 1일
한 달 동안 연습했다. 그리고 2021년의 시작과 함께, 추승균의 시작도 찾아왔다. 해설위원으로서의 시작 말이다.
해설위원으로서 맡은 첫 경기는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맞대결. 해설위원 데뷔전 외에도, 삼성과 LG의 경기는 추승균 해설위원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현역 시절 ‘이조추 트리오’를 형성했던 이상민 삼성 감독-조성원 LG 감독과 함께 한 코트에 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승균 해설위원의 데뷔전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스스로 데뷔전을 혹평했다. 자신의 계획과 현실이 어긋났고, 부족한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2021년 첫 날에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어떤 점에 맞춰 준비를 하셨습니까?
삼성과 LG 모두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삼성은 4연승 후 패배가 끊긴 상황이었는데, LG는 5연패에 캐디 라렌마저 부상으로 빠졌습니다.
그래서 삼성이 우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삼성의 기세가 나쁘지 않았고, LG는 리온 윌리엄스 한 명으로 외국 선수를 운영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삼성은 불안 요소가 있었습니다. 3점을 많이 쏘는 팀이지만, 리바운드는 약했어요. 삼성의 3점이 들어가지 않을 때, 삼성이 역습을 많이 당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그 날 슛이 안 들어갔고, 역습에 의한 실점도 많았어요.
반대로, LG는 불안 요소를 극복했어요. 리온 윌리엄스가 30점 19리바운드로 괴력을 발휘했고, 턴오버에 의한 득점에서 19-10으로 삼성을 앞섰거든요.
데뷔전도 데뷔전이었지만, 이조추 트리오가 오랜만에 한 곳에 모였습니다.
3명이 유니폼을 입고 같은 코트에서 사진을 찍은 적은 있지만, 정장을 입고 같은 곳에 서있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웃음) 시상식이 아니면 그럴 일이 없었거든요.
형들(이상민 삼성 감독-조성원 LG 감독)은 ‘걱정된다. 그래도 잘 해라’고 해줬고, 저도 ‘잘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다만, 평소에도 연락을 많이 하는 사이여서, 큰 감정은 없었던 것 같아요.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위원님도 그 자리에 감독으로 함께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더 좋았을 거에요. 그런데 3명의 감독이 한 코트에 서는 건 힘들지 않을까요?(웃음)
다시 해설 이야기로 돌아가볼게요. 먼저 해설위원 데뷔전을 돌아봐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오프닝 때부터 맛이 갔어요.(웃음) 오프닝을 팀별로 1분 정도 분량으로 준비했는데, 30초 내에 다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부터 머리가 멍해졌고, 식은땀이 났어요.(웃음)
그 때 제 얼굴을 보면, 긴장한 게 제 눈에도 보였어요. 또, 말을 얼버무리는 게 너무 많았어요. ‘상황을 끝까지 말하라’는 조언을 잊었던 거죠. 그렇지만 주위 분들께서 ‘처음치고는 괜찮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어쨌든 너무 못했어요.(웃음)

소리 없는 남자의 Too Much Tension
과묵하고 침착하다. 말이 많지 않다. 그게 감독 시절의 추승균에게서 느낀 인상이었다. 그에게서 강한 텐션을 찾는 게 좀처럼 힘들었다.
하지만 해설위원으로서의 추승균은 전혀 다르다. 여느 해설위원보다보다 강하게 소리 지르고, 여느 해설위원보다 강하게 리액션한다. 아무도 생각지 못한 텐션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해설위원으로서의 본분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니다. 정확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팬들의 시선에 맞게 경기 장면을 이해하려고 한다. 경기 흐름에 맞춰, 흥분(?)과 침착함을 오가고 있다. 그게 ‘해설위원 추승균’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였다.

위원님께서 이렇게 리액션이 강하신 줄 몰랐습니다.
사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표현 때문에, 저를 과묵한 이미지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사실 그 표현이 제가 말이 없는 것 때문에 나온 표현은 아니잖아요. 코트에서 한 게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기록은 많이 누적됐다는 것에서 나온 표현으로 알고 있어요.
선수 시절 저를 말씀 드리자면, 저는 코트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어요. 선수들에게 주문도 많이 하고 파이팅도 불어놓었어요. 텐션 자체가 낮은 편은 아니었어요.(웃음)
그리고 농구 팬들과 시청자 분들께서 TV로 경기를 보실 때, 해설위원도 호응을 잘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때, 해설위원이 같이 소리를 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해설위원이 소리를 지르면, 일을 하거나 밥을 먹던 시청자 분들께서 ‘뭐야?’라며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겠다고 느꼈죠.
제가 봐도 텐션이 높긴 하더라고요. 보통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면 멋있는 장면만 나오는데, 거기서는 제가 환호하는 소리 밖에 안 들리더라고요.(웃음)
리액션할 때는 리액션을 하시지만, 두 팀의 움직임을 냉철하게 보시는 게 인상적입니다.
모든 팀이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장점을 발현하지 못했을 때, 대안을 가지고 나옵니다. 저는 그 대안을 보려고 했습니다. 그게 안 되면 시합에서 지는 거니까요.
시청자 분들에게는 이긴 팀의 잘 풀린 이유와 진 팀의 안 풀린 이유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또, 플레이의 과정을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볼 가진 선수 외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을 팬들에게 더 이야기해주고 싶었죠.
해설위원의 첫 번째 임무는 모든 경기를 냉정하게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몸담았던 KCC의 경기를 해설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 KCC 경기에 많이 배정되더라고요.(웃음) 그렇지만 해설위원으로서 편파 해설은 절대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잘 되면 잘된 점을 이야기하면 되고, 부족하면 부족했던 점을 이야기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모비스와 KCC 경기(2021년 2월 4일, 현대모비스 77-72 승)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 때 현대모비스가 15점 차를 지고 있다가 쫓아가서 역전을 했는데, 그 때는 KCC 편을 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는 ‘왜 KCC 편을 안 드는 거지?’라고도 느끼셨을 거에요. 그렇지만 현대모비스의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현대모비스 입장에서 텐션을 올리는 게 맞다고 판단했어요.
무엇보다 한 팀을 편파적으로 볼 겨를이 없었어요.(웃음) 그렇게 해도 안 되고요. KCC가 잘 하면 KCC가 잘한다고 이야기하면 되고, KCC와 붙는 팀이 잘 하면 KCC와 붙는 팀이 잘한다고 이야기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간단한 문제라고 봐요.

“이번 시즌 농구, 너무 재미있습니다”
텐션과 리액션의 강도가 높다. 하지만 억지 텐션이나 억지 리액션은 아니다. 이전의 과묵한 이미지가 겹쳐서 떠올랐을 뿐, 추승균 해설위원이 텐션을 끌어올리는 시기와 상황은 꽤 자연스럽다.
이유가 있다. 2020~2021 시즌 판도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독주가 예상된 전주 KCC(27승 12패)에 울산 현대모비스(24승 15패)라는 대항마가 찾아왔고, 3위 고양 오리온(22승 17패)부터 6위 부산 kt(19승 19패)의 차이가 크지 않다.
게다가 서울 삼성(17승 22패)와 서울 SK(16승 22패), 원주 DB(15승 24패) 등 하위권도 계속 6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DB는 4연승으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그 어느 팀도 안심할 수 없다. 그게 팬들의 흥미를 일으킨다. 동시에, 추승균 해설위원의 리액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추승균 해설위원이 “이번 시즌 정말 재미있습니다”는 말을 남긴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추승균 해설위원이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멘트이기도 했다.

더 나은 해설을 위해 어떤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게임을 많이 봅니다. 중계되는 경기는 거의 다 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NBA 경기를 보며 현지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를 공부하고, 저보다 오래 해설하신 분들의 연륜도 배우려고 합니다.
중계 스케줄은 보통 1주일 전에 나옵니다. 스케줄을 배정받고 나서, 중계할 팀의 경기를 더 많이 봅니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두 팀의 데이터, 두 팀의 경기 영상 등을 더 깊이 파고 들려고 해요.
인터뷰 서두에 ‘시야’라는 단어를 언급하셨습니다. 해설위원을 하면서 가장 많이 얻은 것도 ‘시야’일 것 같은데요.
10개 구단 감독님들께서 작전 타임 때 어떻게 지시하시는지를 다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되게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또, 관중들이 없으니, 선수들의 소리가 제 귀에 다 들립니다.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더 쉽게 볼 수 있는 거죠. 그게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시야’ 외에도 배운 것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박빙이거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감독님들의 지시 방법을 보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A 감독님은 타임 아웃 후 해야 할 일들을 자세하게 지시하시고, B 감독님은 이전에 잘못된 부분들을 먼저 이야기하십니다. 다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전에 좋지 않았던 플레이를 이야기하다가 타임 아웃을 허비하는 감독님도 계셨습니다. 박빙이고 급한 상황인데, 타임 아웃 이후 해야 할 것들을 지시하지 못한 일이 있었던 거죠.
그걸 보면서, 타임 아웃 이후 해야 할 걸 선수들에게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흥분했을 때에는 자기도 모르게 이전에 잘못했던 걸 먼저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감독이라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히 짚어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해설을 하면서, 그런 점을 배웠던 것 같아요.
해설위원으로서 보강하고 싶은 점이 있으신가요?
아직 공부하는 단계입니다. 뭘 보강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기에는 너무 부족한 단계이기도 하고요. 다만, 제가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걸 더 열심히 하고, 더 디테일하게 상황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점에 맞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해설위원으로서의 목표가 있으신가요?
‘추승균의 해설을 많이 듣고 싶다. 추승균의 해설은 너무 재미있다. 추승균의 해설을 들으면, 우리도 같이 시합을 뛰는 것 같다’ 등의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또, 시청자들께서 경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전달력 있는 해설을 하고 싶어요.
농구인으로서의 목표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감독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목표와 별개의 이야기지만, 농구인들 스스로 ‘농구 인기가 없다’는 말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얼굴에 침 뱉는 말이거든요. 또, 우리 선수들이 지금 잘 해주고 있지만, 자기 본분에 더 충실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 시즌 정말 재미있습니다. 팬들께서 코트에 오실 수 없는 환경이라 그렇지, 이번 시즌은 접전도 많고 순위 경쟁도 정말 치열합니다.(웃음) 팬들께서 남은 경기들을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현장에서 농구를 보기 힘들겠지만, 중계를 통해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해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면, 저도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나은 해설을 해야 합니다. 저도 해설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잘할 테니, 남은 경기를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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