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부담보다 불확실성 해소 더 크다"..SK이노 목표가 줄상향(종합)
LG화학, 합의금 예상보다 적지만..투자자금 마련 긍정적
(서울=뉴스1) 전민 기자,정은지 기자,박응진 기자,서영빈 기자 =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2년간에 걸친 전기차 배터리 영업침해 소송 분쟁을 끝내기로 전격 합의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의가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양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조원의 합의금을 물어야 하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도 재무적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나 소송과 미국 영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수 증권사는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전날(11일)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과 SK이노베이션은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고 미국 ITC 소송을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영업비밀침해 관련 배상금 소송과 특허분쟁 소송 등 국내외 관련 소송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합의금 2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한다. 합의금 2조원 중 1조원은 현금으로 올해내 5000억원, 내년에 5000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나머지 1조원은 2023년부터 SK이노베이션의 연간 글로벌 배터리 판매 매출에 대해 상호 계약한 방식에 따라 2023년 말 현재가치 기준 로열티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SK이노베이션 기업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9개사 중 6개사는 목표주가를 상향했고, 1개사는 하향했다. 2개사는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렸다.
이들은 소송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송 관련 리스크는 SK이노베이션의 최대 악재였는데, 이번 합의를 통한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심리는 반전될 전망"이라며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으며 배터리 가치에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했던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며 배터리 가치가 본격 반영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재무적 부담 완화와 배터리 사업 이익 개선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추정 순차입금 12조원, 부채비율 160%의 재무적 부담 완화 여부가 변수"라면서 "정유·화학 업황 모두 개선이 전망되나, 향후 이들 사업 중 매각이 있을 경우 이익 체력이 떨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이 경우 배터리 사업의 가파른 이익개선 여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배터리 사업 투자와 합의금 지출을 위해 차입금 증가 또는 자산 유동화가 지속될 우려가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를 통해 배터리 사업과 분리막 사업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판단이지만, 여전히 배터리 사업에서의 불확실성과 재무부담, 자회사 지분 희석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은 SK이노베이션 투자의견은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으나, 목표주가는 30만원에서 29만원으로 3.3% 하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그동안 요구했던 합의금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으나 LG화학의 주가에도 나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른 현금유입을 통해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현재 5기가와트시(Gwh) 수준의 생산 능력을 2025년 145Gwh로 늘리는 공격적인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영업비밀 침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남아있는 배터리 관련 송쟁에 대한 불확실성들이 이번 포괄 합의로 모두 해소됐다. 결론적으로 양사 모두 포괄적 합의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 상방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 4월 이후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특허권 침해 소송 등으로 자동차OEM 기업들의 한국 배터리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컸다"면서 "그러나 이번 소송 합의를 통해 기존 소송 일괄 취소와 향후 10년간 소송에 대한 우려도 불식했다"고 했다.
양사의 주가도 이같은 평가를 반영하며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10% 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49분 기준 SK이노베이션은 3만2000원(13.45%) 급등한 27만원, LG화학은 1만5000원 오른 82만700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에코프로비엠은 9%, SKC도 7%대 상승세를 타고 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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