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내 동호회 활동 중 사망..업무 관련 없다면 재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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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동호회 활동 중 사망했더라도 회사의 업무와 관련이 없다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국현)는 사내 동호회 활동 중 사망한 A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 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한 방송사 영상기자로 일한 A씨는 사내 스키·스쿠버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8년 8월11일 오후 강원도의 한 해변에서 음주 상태로 스노클링을 하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 숨진 A씨의 배우자는 사내 동호회 활동 중 숨진 것은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행사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음주 후 스노클링을 한 것은 동호회 행사에 통상 수반되는 행위라 볼 수 없다”며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유족 측은 동호회 활동이 회사의 지원 아래서 이뤄졌다며 업무 관련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동호회는 회사 측으로부터 연간 110만원의 활동보조비를 지급받고, 사건 당시 이동을 위한 차량도 회사 측이 제공했다. 유족 측은 영상기자들이 수중 촬영을 능력을 높이기 위해 이 동호회에 필수적으로 가입하는 분위기였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동호회 활동과 업무 관련성이 없다고 봤다. 우선 활동보조비를 지원받긴 하지만 동호회 운영은 회원들의 월 회비를 기본으로 운영되고 있고, 동호회 활동에 사업주의 지시나 보고, 승인 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 동호회의 가입과 활동이 근로자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모든 영상기자가 활동하는 모임은 아니라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A씨 지인인 증인 진술에 따르면 ‘각자 소주 1병 이상, 맥주 1캔 이상씩을 마셨다’고 한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사회통념상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하고, 근로자가 그와 같은 모임의 정상적인 경로를 일탈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