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장님은 행정고시 출신 좋아하나봐" [특별기고]

이종세 2021. 4. 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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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장님은 행시(行試)출신을 좋아하나봐."

이기흥 제41대 대한체육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3회 연속 행정고시 관료 출신을 2년 임기의 사무총장으로 기용하자 대한체육회 직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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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3회 연속 행시 출신 기용
- 이기흥회장 독특한 스타일…직원 사기 저하 우려
- 신임 집행부 구성도 한국체대 총장 등 홀대 지적

[MK스포츠] “우리 회장님은 행시(行試)출신을 좋아하나봐.”

이기흥 제41대 대한체육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3회 연속 행정고시 관료 출신을 2년 임기의 사무총장으로 기용하자 대한체육회 직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이야기다.

12일 대한체육회 제20대 사무총장에 정식 취임한 조용만 총장은 1986년 행시 30회에 합격,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에서 근무하다 2018년 2월부터 3년간 한국조폐공사 사장을 지냈고, 최근 두 달 동안 비어 있는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에 기용됐다. 2016년 10월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된 이 회장은 2017년 1월 행정안전부 등에서 근무한 행시 27회 출신인 전충렬 씨를 제18대 사무총장으로 발탁했고, 2019년 2월에는 행시 28회 출신으로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승호 씨를 제19대 사무총장으로 기용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회 연속 행정고시 출신 사무총장을 임명해 직원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1968년 대한체육회 직제개편에 따라 올림픽 역도 메달리스트 김성집 씨가 초대 사무총장을 맡은 이래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자리는 이종택, 김광호, 배순학 씨 등 사무처 직원들의 자체 승진으로 채워졌는데 20여 년 전부터 관료, 대학교수 출신 등 외부인사들이 사무총장으로 영입돼왔으며 행정고시 출신 관료들이 3번이나 잇달아 기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사무처 출신 원로들은 “행시 출신을 중용하는 이 회장의 독특한 인사 스타일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혹시 사무처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되며, 관료 출신 사무총장이 엘리트 선수들의 발굴 육성과 올림픽, 아시안게임의 준비, 생활체육의 강화 등 전문 분야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월18일 대한체육회장에 연임에 성공한 이 회장은 오는 7월의 도쿄올림픽 준비 등 현안이 쌓여있는데도 약 3개월의 진통 끝에 신임집행부를 지난 9일에야 구성,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에서 종합순위 10위 목표 달성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처음 치른 국제 종합대회인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49개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간 지켜왔던 종합 2위 자리를 일본(금메달 75개)에 내주고 3위로 밀려났었다.

한편 9일 발표된 대한체육회 신임집행부(48명) 명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 체육의 본산이라할 수 있는 한국체대의 총장과 한국체육 재정의 90% 이상을 조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등이 평이사로 홀대받았다는 평가이고, 야구 등 올림픽 주요 종목이 소외된 것에 비해 스쿼시, 줄넘기, 국학기공, 에어로빅 등 비인기 종목 단체의 간부들이 이사로 발탁돼 균형감각을 잃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또 중고교 교장, 교감들이 다수 참여하는 학교체육분과위원회는 위원장을 평교사가 맡아 과연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스럽다는 말이 나온다.

이종세(전 동아일보 체육부장·용인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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