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STAT] KT, 4번 연속 6강 PO 5차전 치를 수 있을까?

이재범 2021. 4. 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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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KT는 6강 플레이오프가 5전 3선승제로 바뀐 뒤 3번 모두 5차전을 치렀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까? 현재 분위기는 낙관적이지 않지만, 팀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가능성이 보인다.

부산 KT는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게 80-90으로 졌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에서 져도 2차전부터 반격을 가해 시리즈 승리를 가져가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은 78.3%(36/46)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4강 플레이오프와 달리 1차전에서 이긴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건 46번 중 43번, 93.5%다. 역대 사례를 참고하면 KT의 2020~2021시즌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4팀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이런 경우는 2007~2008시즌 이후 역대 두 번째다. 물론 이는 하위 4팀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서로 맞붙지 않는 대진 운까지 따라야 나온다.

하위 4팀이 왜 플레이오프 탈락에도 승리를 거두려고 애를 썼을까? 전력이 전혀 달라지는, 6개월 뒤에 열릴 2021~2022시즌을 조금이나마 좋은 분위기로 맞이하기 위해서다.

플레이오프, 그것도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라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역대 사례에서 나온 93.5%라는 숫자가 주는 자신감과 부담감이 다음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더라도 잘 져야 한다.

승부가 결정되지도 않았던 4쿼터 6분 12초를 남기고 허훈을 벤치로 불러들인 KT는 과연 잘 졌을까?

KT는 지난 1일 인천 전자랜드와 맞붙었다. 당시 KT와 전자랜드는 25승 26패로 공동 5위였다. 상대전적에서 KT가 3승 2패로 앞섰다. 득실 편차는 +4점이었다. KGC인삼공사와 고양 오리온 역시 3위 경쟁을 하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KGC인삼공사로 기울었다. 오리온의 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KGC인삼공사보다 오리온을 만나는 게 유리했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려면 6위보다 5위를 차지했어야 한다. 이승현의 불의의 부상이 영향을 미쳤지만, 실제로 1차전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오리온이 가장 좋지 않았다.

KT는 전자랜드와 3쿼터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62-67로 4쿼터를 시작했지만, 충분히 역전까지도 가능했다. 만약 지더라도 3점 이내로 패하면 득실 편차 우위를 점해 남은 2경기에서 끝까지 5위 싸움을 해볼 만 했다. KT는 4쿼터에 11-21로 열세를 보이며 15점 차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사실상 6위가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또한 이날 KT의 무기력한 4쿼터는 KGC인삼공사 선수들에게 6위로 내려가서 3위가 유력한 자신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더욱 승부욕을 불태웠다.

전성현은 2일 울산 현대모비스에게 승리한 뒤 ““감독님도 ‘KT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하는 거 같다’고 농담으로 말씀하시며 칼을 가시는 거 같다. 우리가 쉬워 보여서 그런 거 같은데 최대한 3대0으로 이기도록 해보겠다(웃음)”고 했다.

KT는 이번 시즌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 역대 최초로 4번이나 연장 승부를 펼쳤다. 더불어 6경기 모두 6점 차 이내 승부였으며, 득실 편차는 0였다. 득실 편차가 0인 경우는 6경기를 치른 경기 기준으론 7번째 기록이다. 상대 전적도 3승 3패로 대등했다.

KT는 정규경기에서 이런 대등한 승부를 펼쳤던 KGC인삼공사에게 처음으로 10점 차 패배를 당했다. 10점 차이로 벌어진 게 허훈을 투입하지 않은 영향도 있다. KT 서동철 감독이 승부처에서 장점인 공격인 공격을 버리고 수비를 선택한 결과다.

플레이오프 탈락 팀들은 아직 경기일정조차 잡혀있지 않은 다음 시즌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틀 뒤 곧바로 경기를 갖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승부가 일찌감치 기울면 주전 선수들을 쉬게 하는 게 낫다.

그렇지만, 정규경기 내내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KT라면 허훈을 다시 투입하는 게 나았다는 게 중론이다.

KT는 알아야 한다. 6강 플레이오프는 2008~2009시즌부터 3전 2선승제에서 5전 3선승제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6위가 3위를 꺾은 건 딱 한 번 2014~2015시즌 뿐이다. 당시 6위 전자랜드는 3위 서울 SK에게 3전승을 거뒀다. 다만, SK 전력의 핵심이었던 애런 헤인즈가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해 2,3차전에서 출전하지 못한 영향도 있었다.

최근 11차례 6강 플레이오프에서 6위가 3위를 꺾은 건 딱 1번, 9.1%다. 결과적으로 1번의 사례도 정상 전력이 아닌 3위에게 6위가 승리를 거둔 것이다.

KT는 6위로 떨어지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KGC인삼공사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1차전 마무리도 아쉬웠다. 다음 경기를 대비한다고 하더라도 KGC인삼공사의 기를 살려준 건 분명하다.

KT가 믿을 건 하나다. 2008~2009시즌 이후 6강 플레이오프에선 모두 5차전을 펼쳤다는 점이다. 2011~2012시즌과 2013~2014시즌에는 전자랜드, 2018~2019시즌에는 LG와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특히, LG에겐 1,2차전을 내주고 3,4차전을 승리해 5차전을 경험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이 펼쳐진 건 9번이며, 그 중 전자랜드가 5번으로 가장 많고, KT와 오리온이 각각 3회로 공동 2위다(5차전 9번은 팀 수로는 18팀임).

마무리가 좋지 않았지만, 그 목적은 분명하다. 시리즈를 길게 끌고 가겠다는 의미다. 서동철 감독도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5차전을 입에 담았다. KT는 정규경기 때처럼 KGC인삼공사와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_ 유용우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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