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마우스' 현실사건 모티프 한 드라마 한계는 어디까지 [TV와치]

박은해 2021. 4. 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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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사건을 모티프로 한 드라마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현재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극본 오상호/연출 박준우)와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극본 최란/연출 최준배)에는 공교롭게도 성범죄자 조두순이 떠오르는 캐릭터가 동시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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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현실 사건을 모티프로 한 드라마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현재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극본 오상호/연출 박준우)와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극본 최란/연출 최준배)에는 공교롭게도 성범죄자 조두순이 떠오르는 캐릭터가 동시에 존재한다. '마우스' 강덕수(정은표 분)와 '모범택시' 조도철(조현우 분)은 어린아이에게 참혹한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심신 미약을 이유로 감형받고, 멀쩡하게 출소한다.

특히 '모범택시'의 경우 조도철이라는 캐릭터는 조두순과 이름까지 비슷했다. '모범택시' 제작발표회에서 박준우 감독은 "시사 프로에서 많이 봤던 주제, 현실에서 제대로 처벌되지 않은 유명 사건들이 등장한다"며 "예를 들어 조두순 사건 같은 것들은 많은 분들이 법으로 처벌받지 못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 그런 것들을 과감하게 에피소드로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두 작품은 모두 끔찍한 성범죄자의 출소 후 이야기를 다룬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범죄자의 3년 이내 재범률은 무려 62.4%에 달한다. 참담한 현실을 반영하듯 '마우스'에서 강덕수는 자신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또다시 아동 대상 성범죄를 계획한다. '마우스'는 강덕수 에피소드를 통해 전자발찌 실효성에 대한 의문, 보호 관찰 제도 구멍, 미비한 피해자 보호 대책 등을 꼬집었다.

'마우스'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오봉이(박주현 분)는 강덕수 사건의 피해자였다. 오봉이는 여전히 비오는 날 다리 건너는 것을 무서워하지만 오랜 노력 끝에 조금씩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있다. 꾸준히 격투기를 연마해온 오봉이는 이제 자신이 강덕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강덕수가 자신을 피하게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또 강덕수 범죄 대상이 된 어린아이 유나를 구하기 위해 위험도 무릅쓰지 않는다.

범죄 피해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 범죄 이후 피해자가 어떤 방식으로 삶을 이어나가는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모티프가 된 성범죄자 조두순, 그로 인해 고통을 겪은 피해자, 피해자의 가족 모두 우리와 함께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실존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모범택시'에서는 무지개 운수 식구들이 국민적 공분을 산 조도철에 사적으로 복수한다. 그 복수는 조도철을 택시로 납치해 빠져나올 수 없는 지하 감옥에 가두고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제작진은 무지개 운수의 범죄자 응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고자 했다. 그러나 범죄자가 출소해 멀쩡히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피해자는 여전히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 법을 넘어선 판타지 같은 복수극이 얼마나 가슴에 와닿을 수 있을까.

현실의 사건과 인물을 드라마에 녹여낼 때는 오랜 숙고가 필요하다. 완벽한 가상의 인물이 아닌 이상 어떤 방식으로든 관련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우스'와 '모범택시'는 같은 사건을 드라마에 담았지만 그려내는 방식은 확연히 달랐다.

(사진=SBS/tvN 제공)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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