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에 발목잡힌 '반도체 빅딜'..소송으로 번진 ARM 인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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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의 암홀딩스(ARM)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인수합병(M&A) 계획이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굳혀가는 가운데 ARM 본사와 중국 법인 ARM차이나 간 지배권을 다투는 소송전도 격화하고 있어서다.
로이터 통신도 중국 정부의 인수합병 반대 속에 ARM의 미래도 한층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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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차이나 앨런 우 CEO, 본사 이사진 3명 고소
작년 6월 우 CEO 사임 발표에 우는 "못 나간다"
ARM-ARM차이나 교착상태...양측 소송전 격화
"중국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 커" 빅딜에도 차질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의 암홀딩스(ARM)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인수합병(M&A) 계획이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굳혀가는 가운데 ARM 본사와 중국 법인 ARM차이나 간 지배권을 다투는 소송전도 격화하고 있어서다. 당장 ARM을 400억달러(약 44조8000억원)에 매각하려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난처한 입장이 됐다.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앨런 우 ARM차이나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ARM 이사진 3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이 법적 절차도 지키지 않은 채 허위 사실로 자신을 모함해 몰아내려 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 역시 재정적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다.
양측의 대립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다. ARM은 당시 우 CEO가 각종 부정행위를 저질러 사익을 챙겼다며 전격 해임을 발표했다. 그러나 우는 이사회가 적법 절차를 무시했다며 버텼고, 현재까지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가 자신의 해임을 주장했던 이사회 멤버 3명을 겨냥해 재산 피해를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하며 재반격에 나선 것이다.
ARM은 지난 2018년 ARM차이나의 지분을 중국 정부 산하 기관이 포함된 컨소시엄에 팔았다. 이에 따라 ARM차이나의 지분 구조는 중국 측 51%, 해외자본 49%로 대등해졌고 본사의 지배력도 급속도로 약화됐다. 지난해 8월 ARM차이나는 결국 독립 경영을 선언했다.
특히 우는 최근 '회사를 떠나면 수천만 달러의 합의금을 주겠다'는 본사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우와 관련있는 주주 2명이 본사의 해고 결정을 뒤집겠다며 소송까지 제기했다. 양측 모두 지배권을 둘러싸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다. 브룲버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 보호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도 중국 정부의 인수합병 반대 속에 ARM의 미래도 한층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해 8월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ARM은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지만, 반도체 설계의 핵심인 ISA(명령어 집합)를 판매하는 회사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90% 이상이 ARM의 설계도를 활용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퀄컴, 화웨이 등이 주요 고객사다.
그러나 중국 측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인수합병 불허를 거듭 예고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중 견제를 확대하는 속에 중국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통제를 받을 거란 우려 때문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통제 아래로 들어가게 될 수 있다"며 "규제 당국이 ARM인수를 불허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도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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