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연금까지 날렸어요"..암호화폐 뜨니 사기꾼도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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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북부 슈타이어에 사는 81살 노인은 인터넷 팝업 창에서 비트코인 투자 광고를 봤습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안전한 거래를 약속한다는 광고였습니다.
세바스티안은 가짜 '머스크'에게 트윗을 날리고 비트코인 거래소에 신고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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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으로 수익 보장합니다"…연금 날린 노인들
오스트리아 북부 슈타이어에 사는 81살 노인은 인터넷 팝업 창에서 비트코인 투자 광고를 봤습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안전한 거래를 약속한다는 광고였습니다.
연금 생활자인 노인은 고민 끝에 광고를 클릭해 투자 회사 웹페이지를 방문했고, 계정을 만든 뒤 거액을 투자했습니다. 회사 직원과 전화 통화도 하고 이메일로 정보도 받았습니다.
투자금은 연금을 해지한 돈이었고 상담사의 지시에 따라 몰타와 리투아니아 은행으로 이체했습니다. 현지 보도에는 6자리의 돈이라고 하니 최소 10만 유로(약 1억 3,300만 원)입니다.
결과는 짐작하시는 대로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두 배로 준다고 했는데…"
다음은 BBC가 보도한 비트코인 사기 사례입니다.
독일 쾰른에 사는 세바스티안(가명)은 어느 날 밤 일론 머스크가 트윗을 올렸다는 알림을 받았습니다.
그의 트윗에 리트윗으로 달린 이벤트를 클릭하니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럴싸한 외관의 웹사이트에서 시한을 정해두고 지금 참가하면 돈을 두 배로 벌 수 있다고 현혹했습니다.
행사 주관은 무려 테슬라.
0.1비트코인(약 670만 원)에서 20비트코인(약 11억 6,000만 원) 사이의 비트코인을 보내면 두 배로 되돌려 준다는 겁니다.
세바스티안은 해당 웹페이지와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 등이 진짜라고 확신한 뒤 10비트코인(약 6억 7,000만 원)을 보냈습니다. 그러고 난 뒤 사기가 아닌지 의심했지만 잠시 뒤 '머스크'가 또 관련 트윗을 올리자 큰돈을 벌었다고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이벤트 시한이 다 됐는데도 세바스티안의 전자 지갑은 비어 있었습니다. 그제야 당했다는 걸 깨달았죠. 세바스티안은 가짜 '머스크'에게 트윗을 날리고 비트코인 거래소에 신고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거래소와 개인 전자지갑 모니터링 서비스 웨일 알러트(Whale Alert)의 분석가들은 세바스티안의 10 비트코인이 양도된 이후 익명으로 현금화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 클릭하면 1시간 안에 "암호화폐에 관심 있으세요?" 전화…대부분 사기
독일에선 각종 웹사이트에 고수익을 보장하는 암호화폐 관련 광고가 넘쳐납니다. 투자 정보라도 얻기 위해 클릭해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1시간 안에 전화를 받게 될 겁니다. "암호화폐에 관심 있으세요?"
독일 공영방송 ARD 경제 관련 프로그램 '플러스마이너스'가 최근 암호화폐 투자 사기를 취재했는데 역시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취재팀이 웹페이지에 연락처를 남기자 1시간 안에 유럽 4개국에서 6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국의 대출 사기의 대명사 '김미영 팀장'처럼 뛰어난 화술로 피해자를 설득합니다. 한결같이 빠르고 높은 수익을 보장하고, 안전하다는 걸 강조하며 투자를 유인했습니다.
투자를 하게 되면 자신의 계좌를 확인할 수 있는 웹페이지가 열립니다. 자신의 계정에서 돈이 실시간으로 불어나는 걸 확인하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다 가짜라는 걸 깨닫기 전 까지요.
ARD는 거래 플랫폼은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순전히 컴퓨터 시뮬레이션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결론은 광고 대부분이 사기라는 겁니다. 취재 결과 일부 회사들은 태평양 한가운데 조세회피처인 마샬군도에서 흔적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암호화폐 사기 피해액이 약 1,600만 달러(약 179억 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광풍이 분 올해는 3개월 만에 이미 1,800만 달러(약 200억 원)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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