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설 때 눈앞이 '핑' 기립성 저혈압, 방치땐 심혈관질환 위험

장종호 2021. 4. 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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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전체인구의 20~30%에서 한 번 이상은 겪는 흔한 증상이다. 보통은 어지럼증 하면 이석증, 메니에르병과 같은 귀에서 원인이 되는 증상으로 생각하지만, 어지럼증의 원인질환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중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는 갑자기 일어설 때 순간적으로 핑 도는 것과 느낌이다. 대표적 질환에는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 일어날 때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혈압이 갑자기 저하되는 상태다. 증상이 있다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증상이 빈번하거나, 심해져 실신으로 이어진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기립성 저혈압, 최근 5년 사이 50% 이상 증가

기립성 저혈압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1만3803명에서 2019년 2만1501명으로 최근 5년 사이 50% 넘게 증가했다.

기립성저혈압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50세 미만에서는 5% 정도에서 나타나지만, 70세 이상에서는 30%까지 보고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변정익 교수는 "기립성저혈압이 느는 이유는 고령 인구가 증가하며 당뇨병 등 원인질환이 증가하는 이유가 클 것"이라면서 "먼저 어지럼증 원인을 평가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어설 때 혈압 유지해주는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발생

사람은 일어설 때 보통 500~1000cc의 혈류가 복부나 하지정맥으로 이동하면서 일시적으로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량이 줄고, 심박출량과 혈압이 감소하게 된다. 변 교수는 "이때 정상적인 경우라면 자율신경계나 심혈관계, 내분비계에서 보상 기전이 나타나 심박 수와 말초혈관 저항성을 늘려 혈류량을 증가하게 된다"면서 "반대로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혈류량을 조절하지 못하면 기립 시에 어지럼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어설 때 핑 도는 어지럼증, 두통 동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빠르게 일어설 때 눈앞이 흐려지고 '핑~'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다. 다시 누우면 곧 가라앉는 특징이 있다. 어지럼증 외에도 혈압 저하로 오는 두통, 뒷목의 통증과 뻣뻣함, 소화불량이 동반될 수 있다. 몸이 쇠약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실신해 의식을 잃을 수도 있고, 낙상으로 심각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증상을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 및 사망률을 높일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기립성혈압검사, 기립경사테이블검사로 진단

일어날 때 혈압이 내려간다고 해서 모두 기립성 저혈압은 아니다. 정상적으로도 기립 시에 일시적으로 수축기 혈압은 10~15㎜Hg, 이완기 혈압은 5~10㎜Hg 정도 저하될 수 있으며 맥박은 분당 10~25회 증가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 있다가 일어서서 또는 60도 이상의 경사대검사에서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로 정의한다. 누운 상태와 기립 시 각각 측정한 혈압 변화를 확인하는 기립성혈압검사 또는 기립경사테이블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물 많이 마시고, 적당한 염분 섭취 등 생활습관 교정 필요

기립성 저혈압의 치료는 환자 특성과 증상의 심각도와 빈도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우선 운동, 압박 스타킹 등의 비약물성 치료를 하고, 이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 약물성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흔히 사용하는 약물은 미도드린, 피리도스티그민, 플루드로코티손 등이 있다.

비약물성 치료로 우선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하루 1.5~2ℓ의 물을 마시고, 충분한 염분 섭취도 필요하다. 침대에서 일어날 때 바로 일어나지 않고 침대에 수 분간 앉았다가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진행한다. 높은 강도의 실내자전거처럼 하지근육 수축을 증가시키는 운동이 정맥환류량을 늘려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리를 꼬고 일어나기, 다리 근육 수축하기, 스쿼팅 등의 운동도 추천된다. 일부 환자에서 압박스타킹으로 기립성 저혈압과 동반 증상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변정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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