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워줄게" 가출 여중생 집으로 유인한 20대, 집행유예

"먼저 가출한다고 말하고 자발적으로 와" 무죄 주장
법원 "자발적이더라도 죄 성립"..징역1년·집유2년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휴대전화 채팅앱에서 알게 된 중학생이 "가출하겠다"고 하자 "재워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양은상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6)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휴대폰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중학생 B양(13)이 가출을 하겠다고 하자 "재워줘?" "택시 타고 내가 보낸 주소로 와라"라며 미성년자를 유혹해 자신의 주거지로 유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양이 먼저 가출했다고 말했고 자발적으로 왔다"며 미성년자유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것을 알면서 유인행위를 한다는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고, 유인 행위가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것까지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B양이 A씨 집에 가게 된 경위, B양에게 보낸 메시지를 종합하면 A씨는 B양을 유혹했다고 판단된다"며 "비록 B양이 자신이 가출하겠다고 먼저 메시지를 보냈거나, 자발적으로 A씨 집에 왔더라도 미성년자 유인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

ho86@news1.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