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꽉 물고' 운동해야 오십견 낫습니다" [헬스조선 명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4. 12. 07:30 수정 2022. 12. 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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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어깨질환 명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상욱 교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상욱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어깨 질환은 대부분 많이 써서 생긴다. 팔을 올리고 돌리고 하는 움직임 속에서 어깨는 구조적으로 뼈와 힘줄이 '충돌'이 잘 된다. 자극과 염증, 통증 발생 위험이 높다. 어깨 통증은 근골격계 증상 중에 3번째로 흔하다. 평생 경험률이 16~26%나 된다. 어깨 질환은 정확한 진단과 함께, 초기 통증이 있을 때 '진압'해야 병이 악화되고 만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어깨 질환 명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상욱 교수를 만나 다양한 어깨 질환의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어깨 질환은 대부분 퇴행성으로 오나?


어깨 질환 원인은 크게 외상(스포츠 손상)과 나이가 들어서 발생하는 퇴행성으로 나뉜다. 외상은 배드민턴·테니스 등 팔을 올려서 많이 쓰는 운동을 많이 하거나, 직업적으로 팔을 올려서 작업을 많이 하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다. 나이가 들어서 어깨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도 온다. 외상보다는 퇴행성 변화로 어깨가 불편해 오는 환자들이 많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은?


3대 어깨 질환은 회전근개파열, 석회성 건염, 오십견으로 알려진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먼저 회전근개파열은 어느날 갑자기 발생한다기 보다 반복적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다. 해부학적 구조상 팔을 90도 이상 올리면 어깨 관절에 붙어있는 힘줄인 회전근개와 그 위의 견봉 뼈가 부딪히면서 자극이 가해진다. 자극이 계속되면 염증이 생기고, 반복되면 회전근개파열까지 이어진다. 회전근개파열 전 상태, 힘줄에 자극과 염증이 있는 상태를 어깨 충돌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초기 질환이다. 어깨 충돌증후군이 진행을 하면 회전근개파열이 된다. 부분파열로 시작하지만 방치하면 완전파열까지 진행한다.

-석회성 건염과 오십견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석회성 건염은 힘줄에 석회가 침착한 것이다. 석회가 녹아서 힘줄 세포에 스며들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석회가 너무 크면 그 자체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은 통증이 극심해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도 꽤 많다. 오십견인 유착성 관절남염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 모른다.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낭이 염증에 의해 구축이 오면서 어깨 관절 운동에 제한이 오는 질환이다. ‘만세’가 안 되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단순히 오십견인줄 알았는데, 다른 질환이 동반돼 있는 경우도 꽤 많기 때문에 감별을 잘 해야 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상욱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회전근개 파열은 왜 생기나?


내부 원인, 외부 원인이 있다. 내부 원인은 힘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힘줄에 혈류 공급량이 떨어지고 세포가 사멸하면서 발생한다. 외부 원인은 반복성 사용과 충격, 외상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회전근개파열은 진행하는 질환이다. 40대에 충돌증후군이 잘 생기고, 50대에는 회전근개 부분파열, 60대에는 완전파열로 진행한다.

완전파열 상태에서 오래 되면 힘줄이 변성되고 지방이 끼어 봉합수술 자체가 어려워진다. 관절·근육의 밸런스도 안 맞게 되고 연골이 닳기 시작해 관절염까지 이어진다. 이를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한다. 모든 환자가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에 따라 빠르게 진행할 수도, 느리게 진행할 수도 있다.

-석회성 건염과 오십견의 원인은?

석회성 건염의 경우 원인이 모호하다. 주요 발병 연령대도 없다. 30대 젊은 나이에도 아파서 온다. 오십견은 50대 이상 연령에서 잘 생기며 여성에게서 호발한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이 있으면 양측 어깨에 잘 온다. 오십견은 통증이 있어서 팔을 위로 못 올리는 등 운동 제한이 있다가 어느 순간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오십견 완화를 위해 스트레칭을 강조하는 이유는 운동 제한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전근개파열은 어떤 치료를 진행하나?

운동·약물·물리치료·도수치료·주사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이런 비수술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 치료를 한다. 부분파열의 경우 50% 미만으로 파열돼 있으면 수술을 잘 안한다. 50% 이상 찢어지면 보존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놔두면 파열이 계속 진행이 되므로 파열을 봉합하는 수술을 한다.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로 방치하면 힘줄이 퇴축·퇴화되고 거기에 지방이 쌓인 지방 변성이 나타난다. 그러면 봉합이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에 65세 이상이면 역행성 인공관절 치환술을 진행한다. 역행성 인공관절은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하는 회전근개 힘줄을 포기하고 삼각근이 어깨 힘줄 역할을 대신하게 만드는 수술이다.

-회전근개파열에서 시행하는 주사 치료에 대해 설명해달라?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도움이 되고, 혈당이 높고 만성질환 약 복용을 많이 해 스테로이드를 쓰기 어렵다면 콜라겐 주사를 쓴다. 콜라겐 주사는 힘줄 안쪽만 찢어진 경우 콜라겐이 안착이 잘 되면서 효과를 낸다. 힘줄이 다 찢어지면 콜라겐 안착이 어려워 효과가 덜 날 수도 있다. 히알루론산 주사도 도움이 된다. 관절 윤활과 움직임에 도움이 된다.

-회전근개파열 수술 결정 전 주의 사항은?

회전근개파열은 전층 파열이 돼 있으면 수술 적응증에 해당한다. 다만 70세 이상 고령에 동반질환이 있고 통증이 없으면 수술할 필요가 없다. 회전근개파열은 노화와 관련이 있다. 70대 이상이 되면 60%는 끊어져 있다. 연령, 육체적 활동 요구도, 동반질환, 통증 등의 변수를 고려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수술 처방을 받았다면 꼭 한번쯤은 다른 의사 의견을 들어볼 것을 권한다.

-회전근개파열 최신 치료법은?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이 있으면서 오래 되면 힘줄이 변성돼 꿰매기가 어렵다. 최근 힘줄을 대신할 조직을 만들어 이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지지체(폴리머)에 지방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도포해서 만든다. 자기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덜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상욱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오십견은 정말 스트레칭만으로 해결될까?

관절낭이 유착된 상태이므로, 유착된 관절낭을 정상으로 만들어 운동 범위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환자들한테 ‘이빨 꽉 물고’ 운동하라고 권한다. 오십견은 진통제만 먹고 가만히 있으면 안 낫는다. 'NO PAIN, NO GAIN'. 아프더라도 집에서 꾸준히 스트레칭을 해 운동 범위를 늘려야 한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물리치료, 도수치료가 ‘과외 공부’라면 집에서 하는 스트레칭이 진짜 공부다. 공부를 잘 하게 도와주는 게 약이다.

-오십견에도 수술 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나?

통증 사그라들지 않고 운동 치료 등에도 2~3개월 간 아무런 효과가 없으면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한다. 시술은 관절 해리술이 대표적이다. 부분 마취를 하고 의사가 손으로 염증으로 굳어져 유착된 어깨 관절막을 풀면서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를 넓혀주는 시술이다. 시술 후 즉시 팔을 완전히 올리는 등 효과가 있지만 마취가 풀리면 아픈데, 이 때 운동을 통해 관절 운동 범위를 유지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운동 범위가 좁아진다. 이런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관절경으로 염증을 없애고 유착된 조직을 늘여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석회성 건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약, 주사 등으로 통증을 제어한다. 통증이 줄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 힘줄에 박힌 석회를 없애는 수술이다. 그러나 힘줄에 석회가 크게 박혀 있으면 석회를 모두 없애지 못할 수도 한다. 석회를 다 제거하면 힘줄에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엑스레이에서 우연히 석회가 발견되는 경우도 많은데, 석회가 있어도 아프지 않은 환자들도 많다.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를 한다.

-어깨에 무리가 되는 생활습관은?

오래 앉아있는 것은 어깨에도 좋지 않다. 목, 어깨, 허리 등에 근육 긴장도가 계속 올라가다 보면 어깨 관절과 힘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근육 등의 조직이 긴장 상태에 있으면 급작스러운 움직임에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오래 앉아있을 때는 바른 자세를 하고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야 한다. 또한 배드민턴, 야구, 수영 등 팔을 들어서하는 운동을 과도하게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팔을 올리면 해부학적 구조상 힘줄에 자극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어깨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 등 운동법은?


날개뼈 주위 근육 운동을 추천한다. 날개뼈를 올리고 내리고 벌리고 모으는 운동으로, 어깨를 ‘으쓱’해서 날개뼈를 올리고 내리고, 가슴을 앞으로 최대한 내밀고 안으로 모아 날개뼈를 벌리고 모으는 동작을 할 수 있다. 회전근개를 강화시키고 삼각근을 키우는 회전근개 근육 강화 운동도 도움이 된다. 팔을 몸에 붙이고 90도 굽힌 자세에서 탄력밴드를 이용해 안쪽·바깥쪽으로 당긴다. 어깨 관절의 내회전과 외회전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한 팔을 30도 든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을 하늘과 땅 방향으로 돌리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상욱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상욱 교수

가톨릭 의대 졸업. 현재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봉합하기 힘든 어깨 힘줄 질환인 광범위 회전근개파열에 역행성 인공관절 대신, 해부학적 구조물을 재생시키는 치료에 관심이 많다. 그 일환으로 회전근개를 대체하는 물질 개발과 치료 기법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본연구지원사업에 '토끼의 만성 회전근개 파열의 모델에서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조 지지대의 치료 효과'가 선정된 바 있다.

회전근개 중에서 극상근·극하근에 완전파열이 있는 경우, 등에 있는 넓적한 근육인 광배근을 끌어와 연결해주는 근이전술을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인천지회 총무이사, 대한견주관절학회 기초과학연구회 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 자문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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