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M&A 타깃 된 건설.. "사모펀드여서 반대하는 건 아니다"

김노향 기자 입력 2021. 4. 1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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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M&A시장 큰손 사모펀드 - 재무 주치의? 기업 사냥꾼?③] M&A시장 큰손 사모펀드 - 재무 주치의? 기업 사냥꾼?③

[편집자주]사모투자펀드(PEF)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에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아서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만 높인 후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추구하는 특성상 수익 극대화에만 매몰하는 ‘먹튀’ 자본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PEF는 기업의 재무 주치의일까, 아니면 기업을 노리는 사냥꾼일까.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수주한 시화MTV 거북섬 해양복합단지 조감도.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건설

# 사모투자펀드(PEF) 운용회사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이하 키스톤PE)는 2018년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한 뒤 1년 뒤인 2019년 재매각하면서 투자회수(엑시트)에 성공했다. 매입 당시 60여억원을 투자한 키스톤PE가 얻은 매각차익은 20억원가량. 1년 만에 33%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1969년 설립돼 2003년 대우조선해양 계열사로 편입됐던 국내 굴지의 중견건설업체지만 PEF 인수 1년 동안 구조조정과 사내 복지 저하로 내부 반발을 겪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PEF가 영역을 건설업계까지 확장해가고 있다. 건설업은 전통적인 수주산업으로 과거 대기업그룹 산하에서 비자금 형성의 주요 창구 역할을 했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다. 최근엔 공사비 산정 자료 등이 공개되며 과거에 비해 투명성이 높아졌지만 201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금융채무를 연장하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건설회사들이 잇따라 M&A 타깃이 됐다. PEF와 건설업체의 결합 형태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고 대출에 의존한 무자본 M&A 탓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머니게임 양상으로 흐른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사실상 기업의 지속경영 의지가 없으면서 단물만 쏙 빼먹고 버리는 ‘먹튀’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금 출처 검증 필요해”


키스톤PE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DSC밸류하이1호를 인수 1년여 만인 2019년 한국테크놀로지에 매각했다. 코스닥 상장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지분 99%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해 건설과 기술엔지니어링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확대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 시점인 2019년 3월 기준 한국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 역시 골든비스타투자조합1호로 보유 지분은 10.64%였다.

건설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기업의 자금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업 간 M&A가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업 분야가 비슷한 건설회사끼리 인수 이후 시너지를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키스톤PE는 현재 시공능력평가 21위(2020년 기준)인 동부건설도 인수했다. 동부건설은 2014년 법정관리를 신청해 2015년 회생 개시에 이어 2016년 회생 종료 후 매각됐다. 한국토지신탁을 모체로 하는 특수목적법인(SPC) 키스톤에코프라임이 최대주주(지분율 62.19%)로 한국토지신탁의 출자 지분이 87%이며 키스톤PE는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국토지신탁 최대주주는 MK인베스트먼트(지분율 24.25%)다.

건설업체들은 대체로 PEF 대주주의 구조조정 방식이나 단기 매각을 목표로 한 경영에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 PEF 주주에서 현재 기업으로 인수된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산하에 있던 회사였는데 복지 수준이 낮아졌다”며 PEF는 실체가 없는 주인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신규 수주 7700억원, 수주 잔고 1조원을 달성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PEF의 인수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김지용 전국건설기업노조 홍보부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된 M&A를 보면 PEF의 형태를 취했지만 자기자본이 아닌 대출자금이었고 출처가 불분명한 무자본 M&A로 추정되는 사례가 10건 이상”이라며 “PEF가 공모 대비 자금 출처를 따지기 어렵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투자은행(IB) 출신이자 동부건설 주주인 현상순 키스톤PE 대표는 PEF를 향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 “경제성장기 수많은 건설회사가 생겼다가 저성장을 겪고 퇴출되면서 M&A 대상이 됐다”며 “동부건설은 M&A를 통해 부활한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자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PEF가 매수기업을 알선하는 브로커 역할을 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현 대표는 “동부건설 M&A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만 한 것은 아니다”라며 “PEF는 5년가량 운영기간을 갖고 만기 전 보유기업을 매각해 투자금을 돌려주는 게 일반적이다. 계약 당사자로서 일부 역할을 하는 것이지 단순 중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20년 간 사라지지 않는 ‘론스타 악몽’


PEF의 M&A 먹튀 논쟁이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론스타 사례다. 론스타는 2003년 4월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극동건설의 신주(1476억원)와 회사채(1230억원)를 인수했다. 이후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상장폐지·유상감자·자산매각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4년 만에 엑시트에 성공했다.

론스타는 회사채 인수대금도 극동건설이 보유한 돈으로 상환해 사실상 1476억원만 들인 셈이다. 인수 직후 상장폐지와 유상감자를 실시해 투자원금을 826억원으로 줄였다. 2004년에는 전년 영업이익(162억원)보다 많은 230억원을 배당받았다. 영업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회사 자산이던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을 매각해 당기순이익(967억원)을 높였기 때문이다. 2005년에는 순이익의 95%인 260억원을 배당받았다. 론스타는 극동건설 매각 직전까지 2200억원을 배당금 등으로 회수했다.

2007년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은 5년 만인 2012년 유동성 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매각 당시부터 고가 논란에 휩싸인 극동건설은 150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결국 부도처리됐다.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여파가 그룹 전체에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극동건설은 2007년 매각가치가 13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됐지만 론스타가 경매 호가방식의 입찰을 진행해 인수대금을 끌어올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무려 6600억원이란 놀라운 금액에 매각됐다. 웅진그룹은 극동건설에 1조원 넘는 자금을 쏟아붓고도 결국 기업회생의 길에 들었다.



펀드-기업 공동투자 대안 될 수 있나?


PEF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이어지며 최근엔 홀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고 기업과 협력 전략을 취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선 PEF와 손잡은 기업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와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중 현대중공업지주는 올 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기업과 PEF의 제휴는 안정적인 경영과 자본력의 결합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현대표는 “SM그룹이 삼환기업 등 여러 개의 건설업체를 인수하는 과정에 PEF와 협업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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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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