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컨셉 이어 지그재그도 '잭팟'.."수천억 몸값에 대기업에 인수 왜?"

배지윤 기자 2021. 4. 1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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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잡아라"..지그재그·W컨셉 품은 카카오·신세계
5대 쇼핑 플랫폼 '잘 나가네'..연 거래액 약 3조원 육박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W컨셉에 이어 지그재그까지 수천억원의 몸값을 받으며 대기업에 인수되고 있다. 여기에 무신사·브랜디·에이블리 등 다른 패션 쇼핑 플랫폼도 매년 거래액이 늘어나고 있어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온라인 사업 확장에 목말라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MZ세대(1980년생~2004년생)를 주 고객으로 보유한 이들이 매력적인 매물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기업 패션 플랫폼 인수전 '후끈'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 지분 인수를 두고 막판 조율 중이다. 인수가는 미정이며 이르면 다음주에 협상을 마치고 차주 인수계약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지난 2015년 출시된 패션테크 플랫폼인 지그재그는 동대문 상품을 기반으로 한 개인 쇼핑몰을 입점 시켜 단시간에 급성장했다. 론칭 첫해애만 20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으며 5년 새 거래액은 4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거래액은 75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지그재그가 단시간에 회원수를 끌어모으고 몸값을 불리 수 있었던 배경으로 IT 기술력을 꼽았다. 개발자 출신인 서정훈 대표는 절반 가까운 인력을 개발 인력으로 채용하며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개선해왔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Z결제'와 '개인화 상품 추천 알고리즘' 등도 개발자들의 손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다.

W컨셉도 2000억원대에 신세계에 인수됐다. 신세계는 무신사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펼친 끝에 W컨셉을 안았다. 인수가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 신세계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남은 상태다. 승인이 완료되면 W컨셉은 인수 주체인 'SSG닷컴'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W컨셉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 것은 다른 쇼핑 플랫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판매한다는 차별점 때문이다. 이런 경쟁력 때문에 2030 젊은 여성 회원 비중이 높다. 현재 W컨셉의 회원수는 500만명에 이른다.

유통 대기업이 패션 플랫폼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이런 경쟁력에서 나온다. 온라인 채널 장악력을 확보하려면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를 잡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MZ세대 회원을 보유한 지그재그·W컨셉이 매력적인 매물로 거론된 이유다.

◇무신사·W컨셉·지그재그…주가 치솟는 패션 플랫폼 왜?

이처럼 패션 산업은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을 씻어내면서 패션 전문 쇼핑 플랫폼의 주가는 날로 치솟고 있다. 온라인 유통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온라인 쇼핑 트렌드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어서다.

패션 전문 쇼핑 플랫폼이 M&A 시장은 물론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는 것도 빠른 성장세 덕분이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으로 이커머스 기업 몸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유일하게 맥을 못 추는 패션 영역에서 패션 플랫폼들이 승기를 잡고 있다.

대표 브랜드는 '무신사'다. 무신사는 지난 2019년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이상 비상장 회사) 반열 올랐다. 여기에 최근 세콰이어캐피탈과 투자사인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투자받으며 2조 5000억원을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여성 쇼핑 플랫폼 강자인 지그재그의 몸값도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유력 예비 유비콘으로 거론된다. 지그재그 경쟁사인 브랜디와 에이블리도 각 450억원과 37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거래액이 그 증거다. 남녀 패션 플랫폼 1위인 무신사·W컨셉의 지난해 거래액은 각 1조2000억원·2350억원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동대문식 패션을 판매하는 3사도 높은 연간 거래액을 기록했다. 지그재그 거래액은 7500억원으로 압도적이다. 그 뒤를 에이블리(3800억원)·브랜디(3000억원)가 잇고 있다. 상위 5개 쇼핑 플랫폼에서 3조원 규모의 쇼핑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패션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자 대기업 패션 브랜드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엠비오'는 무신사와 손잡고 블레이저 시리즈를 단독 발매했다. 준지와 띠어리도 무신사에 단독 입점했다. 구호플러스·BKBC 등 대기업 패션 브랜드도 W컨셉에 입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이나 일반 소비재와 달리 패션은 유행에 민감한 전문 분야"라며 "소비자 취향에 따라 특정 패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향이 짙은 만큼 포지셔닝을 잘하면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쇼핑 플랫폼에 매력을 느끼는 것도 MZ세대의 높은 충성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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