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지구 '원정 땅투기' 이렇게 시작됐다

이승철 2021. 4. 12.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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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명시흥지구 근처에는 2017년과 18년, 전북 거주자들의 원정 땅 투기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토지대장 전체를 분석해보면 이런 흐름이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원정 땅 투기의 시작은 어디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이승철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광명시흥지구 토지대장 7천 건을 전수 분석해봤습니다.

수도권 밖에 사는 외지인들이 2017년 이후 26만 제곱미터를 사들였습니다.

이 중 27%, 7만 제곱미터를 전북 도민이 사들였는데 충남 거주자보다 2배 넓었습니다.

[노온사동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전라북도 분들이 언제 많이 오신 거예요? 2017년도에 사셨던데…) 3년 전쯤인 거 같아요. (그때 연락이 계속 온 거예요? 어땠어요?) "물건 있느냐. 맹지도 괜찮다. 그때도 전주 쪽에 있었던 분들인데…"]

땅 매입자는 모두 84명, 이 가운데 48명이 약속이나 한 듯 광명 노온사동 땅을 집중 매입했습니다.

의사, 기업인, 회계사 등 대부분 전주 지역 유력인사들입니다.

[전주 지역 의사/음성변조 : "2018년도2월에 계약했다 그러는데… 그때 무슨 정보가 있었냐 이거예요, 무슨 정보가. 나는 그런 정보 전혀 못 들었어요."]

LH 전·현직 직원과 가족들도 잇따라 땅을 샀습니다.

[LH 직원 친척/음성변조 : "(사촌오빠한테) 물어는 봤대요. 이 땅 어떠냐고 그랬더니 '도롯가에 있고 괜찮네. 나중에 뭐라도 써먹을 수 있겠네' 그렇게 말했다는 거예요. 물어볼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 이들 LH 전·현직 직원들보다 먼저 땅을 산 전주 사람이 있었습니다.

전주 지역 법무사 이 모 씨, 2017년 3월에 땅을 사들인 겁니다.

[이OO/법무사/음성변조 : "땅이 쌌어요. (얼마였어요?) 전체가 25억 원이에요. 1평(3.3㎡)당 하면 50만 원꼴이에요."]

현 시가는 최소 40억 원 이상입니다.

그런데 그 역시 특별한 정보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OO/법무사/음성변조 : "(정보는 어디서 들으신 건가요?) 법무사는 보통 등기 위임받으면 전국에 많이 다녀요. 솔직히 다 누구나 투자 개념 아닌가요, 부동산도?"]

하지만 사실과 달랐습니다.

이 씨 소유의 땅 1만 9천 제곱미터 중 7천 제곱미터가 법인 명의로 사들인 땅인데, 이 법인 지분을 LH 전북본부 직원 정 모 씨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주발 광명 원정 땅 투기의 출발점도 역시 LH였던 겁니다.

경찰은 LH 직원 정 씨와 법무사 이 씨에 대해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오늘 결정됩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촬영기자:조정석/영상편집:하동우

이승철 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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