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로봇카페 1호점 가보니.."신기하지만 커피 한잔 받는데 50분"

황덕현 기자 2021. 4. 12. 06: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행사한다는 전단지 보고 주문했는데 앞에 대기손님 25명커피 1잔 손에 받기까지 50분 넘게 걸렸네요."

그는 "아이디어는 좋다. 다만 카페의 경우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등에 주문이 몰릴 수 있는데, 그런 면을 잘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신기해서 한번 찾는 명소'로 전락할 것"이라며 자리를 떴다.

이 때문에 오전부터 커피를 주문한 뒤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을 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조속도 느려 답답..비트박스 "보완·매장 확대 방침"
체온측정·QR 체크인 건너뛰어도 무방비..거리두기도 '실종'
다날의 비트코퍼레이션이 판교테크노밸리에 처음 문을 연 무인 편의점 성격의 자율운영 매장 '비트박스'(b;eat box) 1호점에 9일 오후 손님들이 커피를 기다리고 있다. (위) 점심시간 전후로 커피 주문이 몰리면서 커피 27잔이 제조 대기 중이다. (아래) © 뉴스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행사한다는 전단지 보고 주문했는데 앞에 대기손님 25명…커피 1잔 손에 받기까지 50분 넘게 걸렸네요."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일해온 기획자 40대 전모씨는 최근 문을 연 '로봇카페'를 찾았다가 1시간가량을 기다리고서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쥘 수 있었다. 그는 "아이디어는 좋다. 다만 카페의 경우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등에 주문이 몰릴 수 있는데, 그런 면을 잘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신기해서 한번 찾는 명소'로 전락할 것"이라며 자리를 떴다.

정식 개점 이튿날인 지난 9일 오후 찾은 로봇카페 '비트박스'(b;eat box) 1호점은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날의 비트코퍼레이션이 판교테크노밸리에 처음 문을 연 비트박스는 비트3X가 탑재된 자율운영 매장이다. 라이다(LiDAR) 기술을 통해 고객수 파악, 이물질 및 노숙자 감지 등 기술력을 동원해 무인 매장을 관리한다.

비트코퍼레이션은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자체 애플리케이션 '비트커피'를 통해 음료를 주문한 뒤 받을 수 있게 했다. 13일까지 음료를 1잔이라도 주문할 경우 아메리카노 10잔을 무료로 주는 무료쿠폰 이벤트도 벌였다.

이 때문에 오전부터 커피를 주문한 뒤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오전 동안 매장 점검을 벌이는 바람에 여러 차례 주문을 현장에서 취소해야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대 개발자 A씨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홍보전단을 받고 현장을 찾았지만 그냥 돌아간다"면서 아쉬워했다. 비트박스는 점검을 마치고 이날 낮 12시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점심시간 전후엔 주문이 최대 30여건까지 몰렸다. 로봇은 연신 컵을 꺼낸 뒤 음료를 만들어 6곳의 배출구로 옮겼다. 컵을 집지 못하거나 2개씩 쥐는 등 앞선 기자 간담회에서 나타난 실수는 한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제조에 최대 2~3분여가 소요되다 보니 기다리는 이들 입에선 "사람 바리스타에 비해 제조 속도가 너무 느리다. 사람은 능숙해지면 빨라지고, 아메리카노 같은 메뉴는 한번에 3~5잔까지 만들 텐데"라며 답답해했다.

9일 오전 '비트커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커피를 주문한 한 고객이 '준비 중'인 주문을 취소하기 위해 매장에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무인매장을 운영하며 고객숫자 파악과 이물질·노숙자 감지를 담당하는 라이다(LiDAR) 시스템은 천장에 부착된 채 계속 깜빡거렸다. 여기에 취합된 데이터는 향후 안정적인 무인매장을 위한 지원 플랫폼 활용에 사용될 전망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가운데 QR코드 체크인이나 거리두기를 감독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입구에 놓인 체온·QR코드 체크를 담당하는 기기를 건너뛴 이들도 있어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무인매장 '비트박스' 1호점을 연 비트코퍼레이션은 이런 점을 보완해 4월까지 서울과 파주, 세종, 대전 등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6개 직영 매장을 우선 열 예정이다. 지성원 비트코퍼레이션 대표는 "구독서비스, 딜리버리 등 다양한 홍보마케팅을 통해 연내 100개의 출점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9일 오후 비트커피 판교테크노밸리점 천장에 라이다(LiDAR) 시스템이 부착돼 깜빡거리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ac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