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단기에 그친다 '무게'..外人 순매수 영향 받나?
상승 재개시 외인 수급 우려.."환율 상관없이 기조적 순매수" 의견도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올해들어 상승세를 탔던 달러/원 환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달 새 20원 가까이 떨어져 1120원대 초반까지 내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에 대해 추세가 아닌 일시 조정이며 원화가 약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원화가 약세로 전환하면 외국인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는 환율에 상관없이 기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환율 한달 새 20원 '뚝'…"추세하락 아냐 상승세 이어질 것"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달러/원 환율은 1121.2원으로 한달전(1140.3원)과 비교해 약 19.1원 하락했다. 특히 지난 7일에는 1116.3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2월25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최근의 원화 강세는 달러/원 환율의 횡보세와 국내 수출 개선세, 조선 수주 증가 등에 기반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1.7%대로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이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고 위험선호도 약화됐다. 이 결과 연초 90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던 달러 인덱스는 3월말 93.3까지 오르기도 했다.(달러 강세)
그러나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2조 달러규모의 인프라 투자 재원을 증세로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점차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달러 인덱스도 92.1까지 내려왔다. 미국 국채 발행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수출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원화강세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7%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4분기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도 원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였다. 하지만 올해 미국 금리 급등, 미국 경제의 강한 회복 전망 등으로 연초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원화 강세 전망은 약해졌다.
최근의 달러/원 환율 하락세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금리 급등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미국 경기호조로 인한 점진적 금리상승 전망은 여전하고, 중국과 주요국의 갈등 양상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 등으로 달러/원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테이퍼링 경계감, 위안화 약세 등으로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3월 ISM 제조업지수는 37년만에 최고치, 서비스업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미국 경제는 강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1120원 중심 등락을 지속하다가 5월 중반 이후 달러는 재차 강세로 전환해 1150원 선까지 상승할 전망"이라며 "인권 등 문제를 놓고 미·중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중 금리차가 축소되며 위안 강세 압력이 약화돼 달러/위안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증시 돌아온 외인, 환율 다시 오르면 순매수 멈출까
이달 원화 강세와 함께 증시에도 외국인이 돌아왔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부터 11거래일 동안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2조5663억원에 달한다.
원화가 약세로 다시 돌아선다면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세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국내 기업실적 회복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등에 힘입어 외국인 순매수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변화의 기저에는 코스피의 구조적인 매력이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 IT,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제조업 기업, 인터넷 기업이 대거 포진해 있어 글로벌 경기와 교역 개선, 신재생에너지 육성 산업 등에 대한 기대 강화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의 시작점"이라고 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와 교역 및 기업이익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유입되고 있으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조만간 실시될 경기부양정책, 2020년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더 강한 펀더멘털 동력이 유입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피로 외국인 순매수가 기조적으로 유입될 여건이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으로 시야를 넓혀보면 대만에서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외국인 수급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중국·인도에서는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같은 외국인 자금 흐름 변화는 제조업과 교역경기 회복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현황과 환율 등이 국가별 외국인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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