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자존심이 타율이라고요? 전 그 의견에 반대합니다

장민석 기자 2021. 4. 1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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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화의 리드오프로 맹활약 중인 정은원. / 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2018년 한화에 입단한 정은원(21)은 신인 시절부터 한화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대전 아이돌’로 불렸다. 팀 내 유니폼 판매 1위도 놓치지 않았다.

2019시즌 142경기에 나서 타율 0.262, 8홈런 57타점으로 활약한 그는 작년엔 성적이 뚝 떨어졌다. 부상 등으로 79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48, 3홈런 29타점에 머물렀다.

2021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한 그는 큰 변화를 맞았다. 사령탑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으로 바뀐 것이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정은원의 스탯을 주목했다.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볼넷/삼진 비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정은원의 지난 시즌 ‘볼삼비’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정은원은 작년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볼넷을 41개 얻어냈다. 삼진도 41개라 ‘볼삼비’가 딱 1이었다. 규정 타석엔 못 미쳤지만 휼륭한 수치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볼삼비’가 1 이상인 선수는 12명밖에 안 됐다. 이용규가 1.64로 1위였다.

출루율을 강조하는 수베로 감독과 함께 올 시즌을 준비한 정은원은 개막과 함께 ‘특급 선구안’을 자랑하고 있다. 첫 세 경기에서 무려 볼넷을 7개나 얻어냈다. 11일 두산전에선 타격까지 터지며 2안타 1볼넷으로 3대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은원은 경기가 끝나고 중계 방송사인 SBS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인터뷰에서 그의 변화된 야구관을 엿볼 수 있었다.

정은원은 “작년에 다치면서 야구를 다시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며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우영 아나운서가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타격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정은원은 “작년까지는 안타를 치는 것에 욕심이 많았고, 출루율을 신경 쓰지 못했지만, 올해 외국인 감독님과 코치님을 만나면서 출루율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며 “저 역시 그런 부분으로 제 강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경현 해설위원은 “타자의 자존심은 타율, 안타 수, 홈런 수, 타점 수, 이렇게 흘러가는데 출루에 대한 부분은 1번 타자가 아니면 크게 신경을 안 쓴다”며 “보통 타자의 자존심을 내세울 때 출루율을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는데 마음을 바꿀 때 고민은 없었냐”고 물었다.

정은원의 대답은 똑 부러졌다. 그는 “고민은 없었다”며 “아직 출루율보다 타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KBO리그의 인식이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님은 타율적인 부분은 절대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대신 출루율과 장타율, OPS를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한화의 리드오프 정은원은 수베로 감독의 철학대로 야구를 펼쳐 나가고 있다. 타율은 0.300이지만 출루율이 무려 0.533이다. 덕분에 OPS도 0.883을 찍고 있다. 정은원은 “올해는 야구장에서 뛰는 게 너무 재미있다”며 “결과도 결과지만 내가 생각하는 과정대로 흘러가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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