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응진의 똑똑재테크] 미술품 공동구매 활발..투자 'ABC'는

박응진 기자 2021. 4. 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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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플랫폼 활성화로 밀레니얼 세대의 미술품 수요 증가
정교한 성과추적 방식·다양한 투자상품 선보이는 건 업계 과제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미술품이 일반인의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미술품 가격이 바싸 소수의 수집가나 자산가가 주요 소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등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층이 다양해졌다. 특히 투자와 함께 문화를 향유하려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미술품 재테크가 인기를 얻고 있다.

12일 유안타증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주식·명품 등으로 소비가 옮겨가는 가운데 미술품으로 소비영역이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구매층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존 순수미술에서 벗어나 에디션 판화와 굿즈, 콜라보 상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미술품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봤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 유입에 따라 미술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2018년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접근성이 좋아져 본격적인 미술시장 대중화 시대가 개화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1위 미술품 경매 업체인 서울옥션에서는 주로 고가의 미술품이 거래돼 왔다. 매년 3·6·9·12월 서울에서 열리는 정기 경매에는 한국 근현대 작품과 고미술품 등이 주로 출품된다. 이런 서울옥션에서도 3000만원 이하 작품 낙찰 개수가 2018년 867점에서 2019년 1188점, 2020년 상반기(1~6월) 1421점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고가의 미술품을 다수의 투자자가 나눠서 구매하고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미술품 공동구매 특화 플랫폼도 미술품 재테크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소액투자로도 미술품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공동구매의 최대 장점이다. 공동구매를 통한 주요 수익구조로는 작품을 필요한 곳에 빌려줘 받는 렌탈수익과 매각을 통해 얻는 매매차익이 있다.

(테사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문화콘텐츠 투자 플랫폼인 테사는 대가들의 고가 예술품 소유권을 여러 개로 분할해서 사고 파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분할 소유권은 양도·매도할 수도 있다. 소유권을 가진 회원들은 예술품의 대여와 전시 등을 통해 발생하는 부가수익과 매각 시 발생하는 매각대금을 소유권 보유 비율에 따라 받는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한 작품은 소유권이 5만9000개로 분할됐고, 키스 해링의 작품 소유권은 1개당 1000원에 팔린 사례가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985년부터 2018년까지 전체 미술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5.3%였다. 이 중 현대미술 작품은 7.4%, 인상주의 화가 작품 수익률은 5.0%였다. 같은 기간 선진국 채권 수익률이 6.5%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미술품 재테크의 수익률이 견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 공동구매가 이뤄진 미술품들의 수익률을 보면 김환기 작가의 '산월'은 22.2%, 이중섭 작가의 '무제'는 15.0%, 이우환 작가의 '조응'은 11.4%였다.

요즘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 미술품 재테크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율을 유지한다면 향후 좋은 투자처로 잡리잡을 수 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해 종가 기준으로 지난 9일 서울옥션의 주가는 연초(1월4일 7110원) 대비 117.2% 상승한 1만5450원으로 마감했다. 안주원 연구원은 "국내 미술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은 올해부터 시작일 것"이라면서 "세제 혜택, 다양한 소비층 유입,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하는 가치 등 복합적인 요인들로 전 방위적인 미술품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술품의 경우 수익구조에 대한 명확한 공개 기준이 없다보니, 근거 없이 높은 수익률에 현혹돼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가 생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초보 투자자라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유명한 작가의 작품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와 함께 정교한 미술품 성과 추적 방식을 개발하고 미술품과 관련된 다양한 투자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미술품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관련 업계의 과제가 되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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