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력 유출 막으려면 역량 펼칠 환경 조성해야"

신민준 2021. 4. 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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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인재 모시기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천인계획(해외 인재 영입 계획)을 앞세워 우리나라 등 글로벌 반도체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어 "특히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설계 등과 관련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품어줘야 한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 학문이나 기술을 배운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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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능력 걸맞은 대우와 전문가 제도 등 확대 필요"

[이데일리 신민준 배진솔 기자] 글로벌 반도체 인재 모시기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천인계획(해외 인재 영입 계획)을 앞세워 우리나라 등 글로벌 반도체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능력에 걸맞은 대우와 삼성전자(005930)의 마스터제도와 같은 전문가제도의 도입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 소장(왼쪽)과 안진호 한양대 교수
우리나라 기업 인재 노리는 중국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헤드헌팅 사이트에는 중국 현지기업에서 근무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문가를 모집하고 있다. 해당 공고에는 유명 외국계 기업에 근무할 차장과 부장, 임원을 모집 중이다. 경력우대 사항에는 대기업 OLED 광학과 모듈 회로·구조 설계, 소자, 패널 등과 관련된 경력자라고 명시했다.

매그나칩반도체 매각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중국 자본이 인수 의향을 밝히면서 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및 전력 반도체 기술과 함께 인력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임원이 중국 디스플레이 구동칩과 반도체 웨이퍼 생산 관련 기업 부회장으로 영입 제안을 받았다가 결국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국내 핵심인재 유출의 부정적 선례 등이 이유였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능력에 맞는 대우와 함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 소장(교수)은 “우수한 인재는 능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일례로 미국은 똑같은 박사학위를 받아도 능력 있는 학생에게 2단계 더 높은 직급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급이 다르니 임금도 다르다”며 “해당 인재는 자부심과 더불어 자신이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도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설계 등과 관련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품어줘야 한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 학문이나 기술을 배운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SK, 전문가제도 운영

전문가제도의 확대도 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반도체(DS)부문을 포함해 전사적으로 마스터제도를 운영 중이다. 마스터제도는 최고의 연구개발 전문가를 선발해 인력과 프로젝트 등 조직관리를 통한 목표 달성에 대한 부담 없이 장기적인 연구개발 활동만 전담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삼성전자는 선발된 마스터에게 임금과 차량 등에 대해 임원급에 준하는 처우를 제공한다.

아울러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사무환경 등 최고 연구개발 전문가에 부합하는 특전도 부여한다. 마스터제도는 개인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인사제도라는 점에서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도 이와 비슷한 연구위원제도를 운영한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기업에서의 퇴직 나이가 빠른 편”이라며 “경력을 꾸준히 쌓아 전문가 수준이 되면 퇴직을 앞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또 “이들을 전문가제도 등을 통해 기업에 이바지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신입사원들도 추후 전문가라는 길이 있기 때문에 기업에 남아 있을 이유가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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