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달라는 대로 안 준다'..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새국면

김성훈 2021. 4.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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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열기 걷힌 이베이코리아 새국면
원매자들 '인수 가치 있나' 여부 집중
원매자들 인수 불발 따른 플랜B 가동
매각 측 인수전 분위기 유지 카드 관건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추리고 실사에 돌입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은 모습이다. 인수전 초반 원매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던 몸값에 큰 변화가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쿠팡의 미 증시 상장 여운이 서서히 가신데다 원매자들도 다른 경로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면서 인수를 위한 무리수보다 객관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초반 매각 측 분위기 주도로 흐르던 인수전이 본 입찰을 앞두고 급반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왼쪽부터)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사진=이데일리DB)
거품 걷힌 이베이코리아…‘내실’ 여부 집중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숏리스트에 오른 신세계(004170)와 롯데, SK텔레콤(017670), MBK파트너스 등은 재무·법률 부문 자문인력과 함께 본격적인 실사에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업계는 물론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형 매물로 꼽히던 이베이코리아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인수전 초반 분위기는 매각 측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숏리스트에 오른 원매자를 포함해 국내외 대기업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들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다는 소식을 흘리며 열기를 지폈다. 때마침 이커머스 업계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원매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외형과 내실’이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거래량이나 시장 점유율에서 주도권을 가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게 업계 정설이다.

그러나 ‘희망 매각가(5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베팅할 만큼 잠재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 내로라 하는 원매자들도 수조원의 자금 융통은 기업의 명운을 걸어야 하는 문제기 때문이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이슈는) 부동산 시장에 빗대어 보면 속된말로 ‘패닉바잉’이라고 보면 된다”며 “PEF나 기업들이 매물을 살 때 당장의 이익보다도 향후 잠재가치에 얼마나 후한 평가를 내리느냐가 핵심인데 그 부분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최종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인수 불발 플랜B ‘시동’…매각 측 전략 관심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가 여전한 원매자들은 자체 자문인력을 통해 이베이코리아 가격 책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인수가격 범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각 측이 제시한 희망가와 비교하면 최고 1조5000억~2조원 넘는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한 실적 지표는 무난한 평가를 받은 반면 향후 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 측면과 잠재적 밸류업(가치상향)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신있게 참여하되 무리수를 두진 말자’는 분위기가 원매자별로 조성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토지나 제조업체 거래처럼 가시적인 케파(생산능력)가 없는 상황에서 당장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자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별개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플랜B’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지난달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에 이어 여성의류 쇼핑 플랫폼인 W컨셉을 265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한 뒤 SSG랜더스를 창단하며 기업 이미지 재고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밖에도 스타벅스 코리아 잔여 지분 인수와 국내 미디어 업계 M&A 논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스타벅스의 경우 국내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춘 사업자다 보니 신세계로서는 우선 순위인 상황이다.

롯데그룹도 이미 이베이코리아 적정 가격 책정을 마치고 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PEF인 스카이레이크가 인수한 두산솔루스에 3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달 중고나라 인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며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매자들의 태도 변화로 자칫 팽팽한 다자구도가 깨질 수 있는 매각 측으로서는 어떤 전략을 펼칠지가 관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측은) 시장에 흘린 희망매각가가 최종적으로 변동할 가능성을 감안하고 낸 숫자일 것이다”며 “최종 인수자 1곳을 위한 가격 협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만큼 막판에 어떤 카드를 꺼낼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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