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역대 최대' 2조원 배터리 합의금 어떻게 나눠내나
LG에너지솔루션(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세기의 배터리(리튬이온2차전지) 소송'이 2조원이라는 기념비적 합의금 액수를 남기고 마무리됐다. 글로벌 기업 간 역대 최대 규모는 아니지만 배터리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 간 합의금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형태다. 현금을 단기, 로열티를 장기 분할납부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관심은 '합의된 방법'에 쏠린다. 양사는 이를 12일 공시할지 여부를 놓고 다시 입장조율에 들어갔다. 다만 현금과 로열티 모두 일시 납부보다는 분할 납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현금을 빠른 시일 내에, 로열티를 더 장기적으로 분할할 전망이다.
업계는 우선 현금 1조원을 2년 내 분납하고 로열티를 10년 간 장기적으로 분납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SK 입장에서도 합의금 지급에 따른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다.
LG엔솔과 삼성SDI, SK이노 3사는 아직 배터리 사업에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가 배터리부문에서 흑자를 냈지만 전기차 부문에선 적자다. 이런 가운데서도 2조원이라는 큰 합의금이 책정된건 배터리 시장에 대한 글로벌 산업계의 성장 전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미래용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을 아우르는 핵심 동력원이다. 수소로 발전을 하든 태양광으로 발전을 하든 배터리가 없으면 전력을 저장할 수 없다. 산업화 시대 초기의 철강이나 나프타, 이후 각광받은 반도체에 이어 '산업의 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LG와 SK는 기술력 면에서 배터리 시장의 한가운데 서 있다. 생산량은 중국 CATL이 올 1~2월 점유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기술력과 잠재력 면에서는 한국 배터리사들이 일본이나 중국에 반 발짝 앞서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합의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물밑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도 미국 내 한국공장 생산 배터리 공급 루트를 살려놔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공장은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 미국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돼 있다. 대규모 합의금이 내포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의 위상이다.
양 사는 그러던 중 2019년 4월 16일 깜짝 합의했다. 소송 2년만이었다. 구체적인 합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퀄컴이 애플로부터 최소 5조5000억원(46억달러)의 합의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양 사가 합의한 4월 16일로부터 약 보름여 후 LG는 SK에 배터리 특허소송을 냈고 역시 조단위 합의금과 함께 종료됐다. 소송 기간도 2년으로 거의 비슷하다. 대규모 소송의 평행이론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 소송도 대표적 기업 간 소송 사례다. 2011~2018년 간 벌어진 소송에서 삼성이 우선 애플에 2015년 6000억원(5억5000만달러)을 지급했고 2018년 추가로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합의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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