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슬세권'/전경하 논설위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얼마 전 집 앞 미장원 사장이 "이제 온라인으로 예약돼요"라면서 신이 났다.
집 앞이라는 이점 하나 남았다.
불쑥 찾아가면 불청객 취급만 받을 텐데 바로 집 앞에 가자고 예약을 할 거 같지 않다.
동네 주민이 단골손님이 돼 최소한의 장사가 가능하고, 온라인이나 전화 예약 등으로 장사가 더 잘돼 단골손님에게 더 잘할 수 있는 슬세권.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집 앞 미장원 사장이 “이제 온라인으로 예약돼요”라면서 신이 났다. 직원과 위치는 그대로인데 예약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되면서 이름만 바뀌었다. 그동안 다른 미장원보다 가격이 싸고, 커트는 예약 없이 찾아가도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다녔는데 두 가지 요소 모두 사라졌다. 집 앞이라는 이점 하나 남았다. 앞으로도 갈까 하고 생각해 보니 답은 ‘글쎄요’다. 불쑥 찾아가면 불청객 취급만 받을 텐데 바로 집 앞에 가자고 예약을 할 거 같지 않다. 애당초 미장원은 ‘슬세권’(슬리퍼처럼 편한 복장으로 갈 수 있는 생활권역)과는 거리가 멀었던 모양이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슬세권’이 뜬다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업종은 편의점, 카페 그리고 음식점 정도였던 거 같다. 그런데 동네 맛집은 종종 전국구 맛집이 돼 동네 주민은 물론 단골손님도 찬밥이 되기 십상이다. TV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유명해진 뒤 단골손님을 위한 시간대를 따로 정했던 백반집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동네 주민이 단골손님이 돼 최소한의 장사가 가능하고, 온라인이나 전화 예약 등으로 장사가 더 잘돼 단골손님에게 더 잘할 수 있는 슬세권. 이런 상황은 실현 가능한 꿈일까 아니면 망상일까.
lark3@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돼지농장 일하며…” 전원일기 일용이 충격 근황
- 조국흑서팀 분열?…진중권 “선동가” 비난에 서민 사과
- “박수홍 방탕 생활의 8할은 손헌수…클럽서 ‘방자’ 역할”
- “운전하다 덜컹”…아파트 도로에 누운 만취 50대 차에 깔려
- “남미댄스 동호회 모임”…강남 불법 클럽서 200여명 춤판(종합)
- “구미 여아 4월 24일 전후로 왼쪽 귀 모양 달랐다”
- “곽두팔로 택배 주문하고 SNS 비공개 전환했어요”[이슈픽]
- “3살 쏜 총에 맞아 생후 8개월 동생 숨져”…美 또 참변[이슈픽]
- “어차피 아플거” 새끼 낳자마자 미용학원 끌려간 개들 [김유민의 노견일기]
- 만취한 20대, 차량 타이어 뜯긴 채로 14㎞ 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