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열풍 올라탄 버거 프랜차이즈..맥도날드는 '신중모드'

김무연 2021. 4.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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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미라클 버거', 버거킹 '플랜트 와퍼' 등 출시
국내 채식 인구 증가세.. 2008년 대비 10배 증가
맥도날드 "대체육 버거, 국내 도입 미정"
타깃 고객층 얇아.. 기존 서비스 강화로 승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에서도 채식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버거 프랜차이즈들도 앞다퉈 대체육 버거를 선보이며 채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맥도날드만큼은 아직껏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맥도날드로선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인 대체육 버거 시장에 섣불리 진입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리아 미라클 버거(사진=롯데GRS)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 버거킹, 써브웨이, 노브랜드버거 등은 대체육을 이용한 버거나 샌드위치, 사이드 메뉴를 출시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2월 국내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가 들어간 ‘미라클버거’를 출시했다. 패티는 콩과 밀 단백질을 조합해 만들었고.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했다.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이어 지난해 11월엔 대체육 버거인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도 추가로 선보였다. 스위트 어스 어썸버거는 밀과 콩으로 만든 미라클버거 패티와는 달리 노란 대두를 기반으로 비트, 블랙커런트 등 채소과일농축액으로 육즙과 색상을 실제 고기처럼 재현했다.

진한 고기맛과 불맛으로 인기 있는 버거킹도 지난 2월 시그니처 메뉴인 ‘와퍼’의 패티를 대체육으로 바꾼 ‘플랜트 와퍼’를 내놨다. 패티는 콜레스테롤과 인공 향료 및 보존제가 전혀 없이 콩단백질이 원료로 사용했다. 써브웨이도 지난해 10월 써브웨이는 대체육 메뉴 ‘얼터밋 썹’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브버거는 버거가 아니라 사이드메뉴에 집중했다. 노브랜드버거는 지난달 말 닭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너겟인 ‘노치킨 너겟’을 출시했다. 노치킨 너겟은 영국 대체육 브랜드 퀀의 마이코프로틴을 활용했다. 마이코프로틴은 실처럼 가느다란 형태로 닭 가슴살 구조와 비슷하고 씹었을 때 유사한 식감을 줘 유럽에서 닭고기 대체육의 주성분으로 사용하고 있다.

모델을이 노브랜드버거의 노치킨 너겟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신세계푸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체육 버거 시장에 뛰어든 까닭은 국내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구가하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150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2008년보다 무려 10배나 증가한 수치다. 아직 채식 인구는 국내 인구의 3% 수준이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채식 인구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국내 대표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맥도날드는 아직까지 대체육 버거를 운용하지 않고 있다. 앞서 글로벌 맥도날드는 덴마크와 스웨덴에서 대체육 버거인 ‘맥플랜트’의 시험 판매를 시작했다. 맥플랜트는 스웨덴에서는 지난달 15일까지, 덴마크에서는 오는 12일까지 판매 예정이다. 단, 국내에는 별도로 도입할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글로벌 차원에서 비건 버거를 개발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국내 도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로서 없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도입은 글로벌 연구 개발 단계가 보다 안정화된 이후에 고객 니즈를 반영해 신중하게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맥도날드는 아직 국내 대체육 버거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러 대체육 버거가 나오고 있지만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업체는 없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해당 시장이 커질 것을 염두에 두고 시험적으로 대체육 버거를 개발하는 단계”라면서 “아직까지 고정 소비층이나 매니아 층이 형성되는 움직임을 보이진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필레 오 피쉬 버거(사진=한국맥도날드)
이에 따라 맥도날드는 대체육 버거 시장을 두고 경쟁을 펼친 것보다는 향후 시장 추이를 관망하는 쪽으로 전략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익성 개선을 고민하고 있는 시점인 만큼 대체육 버거보다는 기존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점심에 인기 메뉴를 할인 판매하는 ‘맥런치’ 서비스를 재개했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13년만에 ‘필레 오 피쉬’ 버거를 재출시하기도 했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가맹점을 포함한 지난해 전체 매출은 9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다만지난 3월 열린 간담히에서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는 “인건비, 배송비, 포장 비용이 증가하고 코로나19와 조류 독감으로 식자재 가격이 상승했다”라면서 수익성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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