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상 줘 독립유공자 명예 더럽혀.. 김원웅 목소리 들으니 울화통 터졌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11일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독립유공자 후손(광복회원)에게 멱살을 잡히는 소동이 벌어졌다.
국가보훈처와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황기철 보훈처장이 정세균 국무총리 기념사를 대독한 후 기념 공연이 시작됐다. 이때 광복회원 김임용씨가 갑자기 김원웅 회장에게 다가갔다. 김씨는 김 회장의 멱살을 잡고 계속 흔들었고, 황 처장과 보훈처·광복회 관계자들이 제지한 끝에야 상황이 종료됐다.
김임용씨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한 김붕준(金朋濬·1888∼1950) 선생 손자다. 이날 행사장에서 휘날린 태극기 중 하나인 임시의정원 태극기(1923)는 김 선생이 아내 노영재 지사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선생 집안은 자녀와 사위 등 일가족 7명이 모두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가문이다.
최근 광복회에선 김원웅 회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최재형상’을 수여하고 정치적 발언을 하는 등 행위에 대해 일부 회원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서울시지부 지회장들이 김 회장에게 정치적 중립 준수와 재정 집행 공개를 요구했다. 지난 6일엔 일부 회원이 김 회장의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김임용씨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김 회장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져 참을 수 없었다”며 “김 회장이 추 전 장관에게 광복회 이름으로 상을 주는 등 행동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김 회장이 추 전 장관, 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과 함께 들고 기념 사진을 찍은 태극기는 우리 할머니(노영재 지사)가 만드신 것”이라며 “국가에 기증한 태극기를 유족에겐 일언반구 통보도 없이 무단으로 복제해 ’지라시’처럼 사용하는 행태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광복회원들은 내부 단체 대화방에서 “(김 회장을) 작살내겠다” “광복회에서 영원히 쫓아내겠다” 등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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