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분풀이 통치.. '노동당 핵심' 최휘 숙청·박태성 실각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한했던 최휘(67) 전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비서)이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내에서 조직 비서와 함께 양대 핵심 보직으로 꼽히는 선전 비서 박태성(66)도 두 달 가까이 행방이 묘연해 실각설에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 사태와 국경 봉쇄 장기화에 따른 경제난, 본격화하는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 제재·인권 압박 움직임 등 내우외환에 직면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해 충격요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휘는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 기간 돌연 정치국 위원과 당중앙위 부위원장에서 해임된 뒤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11일 “최휘가 당 부장 직위는 유지하다가 최근 완전히 아웃됐다는 첩보가 여러 경로로 입수됐다”고 말했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최휘가 작년 9월 함경도 수해 복구를 위해 조직된 제1 수도당원사단을 두 달간 이끌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해 입지가 급속 약화한 것으로 안다”며 “일각에선 처형설도 제기돼 진위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최휘는 김일성 시대 공신인 최재하 전 건설상의 아들로, 당 선전·근로단체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당중앙위 부위원장,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을 지냈다. 평창올림픽 때는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 등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후 노동당 서열 20위 안에 들어야 진입할 수 있는 정치국 위원에 발탁(2019년 4월)되는 등 출세 가도를 달렸지만 이번에 숙청설이 제기된 것이다.
정보 당국이 최휘와 함께 신변 이상 가능성에 주목하는 인사는 박태성 노동당 선전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이다. 김정은 주재로 지난달 열린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와 지난주 열린 당세포비서대회에 박태성이 연거푸 불참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3월 강습회와 4월 세포비서대회는 각각 지방과 말단 간부들에게 김정은의 통치 메시지를 주입·전파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장으로, 주무 부서(선전선동부) 책임자인 박태성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박태성은 당 조직지도부에서 당 사업을 익힌 정통 당료 출신으로, 조직지도부 부부장 시절이던 2013년 11월 김정은의 뜻을 받들어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을 논의한 ‘삼지연 8인방’ 중 한 명이다. 이후 평남도당 책임비서, 당중앙위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을 거쳐 지난 1월 당대회를 통해 당 선전 비서로 발탁됐다. 하지만 지난 2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박태성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며 “다만 박태성은 작년에도 잠시 좌천됐다가 복권된 적이 있어 후속 인사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한동안 소속 부서를 밝히지 않던 김여정이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을 ‘미국산 앵무새’로 비난한 담화에서 이례적으로 본인을 ‘선전선동부 부부장’이라고 공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당 선전 사업 방식을 놓고 박태성 등 정통 당료들과 김여정이 갈등을 빚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고위 탈북자 A씨는 “김여정은 김정은 집권 초기 선전선동부에 근무할 때도 상관이던 김기남 비서, 리재일 제1부부장 등과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코로나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1년 이상 유지해 온 완전 봉쇄 기조를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 이후 점차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4월 17일쯤 평안북도 의주 공항을 통해 중국을 오가는 노선을 가동하기 위한 절차들이 북·중 양측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후 철도와 해상 물류도 순차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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